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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어휘 611개·김소월 156개/“사전에 안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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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어휘 611개·김소월 156개/“사전에 안실려”

입력
1994.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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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연·정문연 작품분석/수짜질(수작질)·느런하다(나른하다)등/당시 토속적어휘 점차 사라져 1930년대에 정감과 토속미 넘치는 빼어난 소설을 씀으로써 「3월의 문화인물」로 정해지기도 한 김유정(1908∼1937)의 작품에서 당시 생생하게 살아 숨쉬던 아름답고 풍부한 어휘들이 오늘의 사전에서 사라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김소월(1902∼1935)의 시를 분석한 논문도 유사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정호성연구원(국립국어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김유정 소설의 사전 미등재 어휘조사」에서 『1930년대 김유정이 남긴 전체소설 31편에 등장하는 어휘(8만3백22개 어절) 가운데 6백11개의 어휘가 현행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작업에는 최근 간행된 사전 중 수록어휘가 가장 많은 「금성판 국어대사전」(30여만 단어 수록)과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40여만 단어 수록)이 사용됐다.

 「원본 김유정전집」(한림대출판부간)에서 어휘를 추출해 이 사전들의 표제어와 비교한 이 연구는 사전에 실리지 않은 「전집」의 어휘들을 크게 두 갈래로 분류하고 있다.

 표준어와 약간의 음차를 보이거나, 형태는 조금 다르더라도 완전한 동의어가 사전에 수록된 「표준어 대응어」(2백74개), 어휘의 형태나 의미 모두 사전 수록 표준어와 대응하지 않는 「표준어 비대응어」(3백37개) 두 부류이다.

 「표준어 대응어」가운데는 소설 「따라지」에 등장하는 문장 <어이구 분해! 이것들이 또 저를 「고랑땡」을 먹이는군요!> 의 고랑땡(골탕), 작품 「만무방」에 나오는 수짜질(수작질)등이 있다.

 「표준어 비대응어」는 다시 문맥상 뜻을 짐작할 수 있는것과 전혀 뜻을 짐작할 수 없는것으로 분류됐다.

 문맥상 그 뜻을 알 수 있는 어휘로는 작품 「동백꽃」에 등장하는 문장 <이렇게 되면 다른 「배채」를 채리지 않을 수 없다> 의 배채(방도 혹은 잇속) 등이 있다.

 또 그 뜻을 전혀 알 수 없는 어휘로는 <「보름게추」를 보러 산모텡이를…>(「소낙비」 중)의 보름게추, <씻갑으로「골치기」나 하자구…> (「총각과 맹꽁이」 중)의 골치기 등이 있었다.

 김병선교수(정신문화연구원)는 최근 김소월이 사용한 시어의 원형과 용례를 밝힌 책 「소월의 시어와 그 쓰임새」(한국문화사간)에서 『소월이 사용한 전체시어 3천96개 가운데 1백56개 어휘가 현행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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