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에서의 영어교육이 정규시간에 학교재량으로 곧 실시될 모양이다. 이미 학교에 따라 특별활동시간에 영어교습이 시행되고 있는데다 학생들의 상당수가 학원에서 영어과외를 받고 있는 현실을 당국이 더이상 외면할수가 없었을것이다. 그래서 서울시교육청은 올부터 희망학생들에게 특별활동시간을 통한 회화중심의 생활영어 교육을 시험 삼아 실시한 뒤 96년부터는 재량과목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영어가 국제어가 된지 이미 오래고, 외국어교육이란것도 조기에 실시하는게 효과적이어서 세계의 선진각국들이 오래전부터 국민학교때부터 영어교육을 시행해오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런 움직임이란 당연한 시대적 추세랄 수도 있겠다. 더욱이 우리의 국내사정도 오랜 시간을 내적 갈등으로 허송한 끝에 문민시대 개막과 더불어 시급한 국제화 필요성을 모두가 새삼 절감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영어조기교육실시란게 어쩌면 자연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몇가지 걱정은 있다. 교육이란게 대체로 나라의 백년지계를 쌓는 중대사인데 이처럼 미리 치밀한 교육계획과 사전준비조차 없이 현실에 떼밀려 조기교육을 무작정 허용하려는게 마음놓이지 않는것이다. 왜냐하면 조기교육이 외국어 습득에 효과적이긴 하다지만 준비없이 나섰다간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시절의 뿌리심기 교육에 상대적으로 소홀할수 있는 모험이 따르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허겁지겁 국민학교 영어교육을 실시하기보다는 국적교육과의 상관관계나 올바른 인격형성에의 영향과 실질적 교육효과마저 교육적으로 치밀하게 미리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는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그런 검증 결과에 따른 교육효과를 낼수 있을 정도로 교육과정·교사·교재의 충분한 사전준비도 필수적인것이다.
사실 요즘 학원에서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는 국민학생 영어과외는 문제가 많다. 먼저 어린이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영어강사가 멋대로 가르치고 있고, 학부모 부담도 무겁다. 특활시간을 통한 학교서의 영어교육도 교육적 준비없기로는 학원과 별로 다를게 없다. 영어교사가 따로 없기에 밖에서 강사를 초빙해야 하고 별도 부담을 하는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국적교육과의 조화를 꾀하고, 국제화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조기영어교육준비를 철저히 해야 마땅하다. 교육대학의 교육과정에 영어교육준비과정을 추가하고, 기성교사들에 대한 긴급연수실시와 특활지침서 및 마땅한 교재의 검증 및 보급필요성도 두루 시급해지는것이다.
결국 국민학교 영어조기교육이란 학원과외와는 교육적으로 분명히 구분되고 과외성행과 학부모 부담마저 동시에 줄일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실시되는게 바른 길이다. 당국의 치밀한 사전준비를 거듭 당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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