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항만등 부족… 전력난도/자동차·TV등 주합작대상/「기술이전」 조건땐 진출유리 김영삼대통령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한중 양국간의 정치 경제현안과 협력방안, 중국의 경제현실과 전망등을 미국의 저명한 중국문제전문가 데니스 사이먼박사(42)를 통해 진단해본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후 지난 20일 세종연구소 초청으로 내한한 사이먼 박사는 현재 보스턴의 텁스대(TUFTS)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미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중국관련 자문위원, MIT경영대교수등을 역임하기도 했다.【편집자주】
―최근 방중기간에 많은 중국지도층인사를 만났다는데 김대통령의 중국방문 동안 양국 지도자들이 주로 어떤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것으로 예상하는가.
『양국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의심할것도 없이 북한핵문제가 될것이다. 경제협력과 반부패·개혁운동 등도 양국지도자들의 공동관심사가 될것이 틀림없다.
중국지도자들은 관료주의적 요소를 제거하고 깨끗하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드는데 김대통령의 노하우를 참고하려 할지도 모른다. 부패추방은 특히 주용기 중국부총리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분야는 어떤것이 될것인가.
『우선 항공산업분야를 들수 있다. 양국은 이미 중소형 여객기 합작생산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자동차와 TV도 양측이 활발한 합자논의를 하고 있다. 한국은 특히 중국을 세계최대의 구매잠재력을 지닌 TV시장으로 보고 있다.
전전자교환기를 포함한 전기통신분야도 한국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 걸쳐 가장 중요한것은 기술이전 문제이다. 기술이전을 전제로 한다면 한국은 중국시장 공략에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다고 본다』
―한국이 대중국투자에 있어 치중해야할 분야는.
『한국의 대중국투자는 아직 상대적으로 미미한 상태다. 전체외국투자중 2∼3%를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문중 하나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라고 본다. 지난해 중국의 전력생산량은 8천2백억㎾였다.
중국당국은 기존의 발전량보다 25%정도 추가전력공급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충당할 발전설비를 마련하기 위해 외자를 유치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 분야투자야말로 한국기업들에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또한 비행장과 항만등의 건설에도 외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국내 유동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많은 공항들이 포화상태다.
―중국에 대한 외국투자 현황은.
『전체 외국투자중 65∼70%를 홍콩이나 마카오 등지의 화교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대만의 대중국 투자비율도 10∼15%정도에 달한다. 이에 반해 서방의 투자진출은 아직 미약한 편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각각 8∼9%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외자는 광동성과 복건성등 중국의 남부지방에 몰려있다. 요즘은 상해 이북지역에도 상당량의 외국자본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외국투자가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은 경제특구 심천주변 지역이다. 수십만명의 홍콩 경영관리인들이 매일 홍콩과 심천사이를 출퇴근하고 있다. 이들에겐 홍콩이 사무실이고 심천이 공장인 셈이다』
―중국의 현 산업구조와 경제잠재력을 어떻게 보는가.
『중국정부는 중앙통제의 고삐를 풀어젖힘으로써 경제개혁에 가속도를 붙일수 있었다. 중앙정부의 간섭이 없었던 덕분에 광주나 상해 등지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 이젠 중국경제의 핵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외개방정책도 경제개혁에 큰 기여를 했다. 현재 중국수출의 가장 중요한 추진력은 중국과 외국간 합자기업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들이 생산한 제품이 전체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점이 있다면 해안과 내륙지방간의 발전불균형과 빈부격차를 들수 있다. 이는 나중에 구조적 사회문제로 비화될수 있다고 본다. 특히 빈부격차는 심각하다. 최근 세계은행은 중국이 개발도상국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빈부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주요 수출대상지역이 동남아나 제3세계등 일부 지역에 치중돼 있다는 점도 또다른 산업구조문제로 지적될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앞으로 7∼10년후에 전자 컴퓨터 기계류등에 있어 세계수준에 도달할수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지도부는 경기과열과 인플레를 우려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중국은 21세기에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떠오를것이다』【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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