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정용교수팀 조사결과 발표/20년간 2천6백명 장기관찰/간질환 진행확률 처음밝혀내 만성간염환자의 3분의1 이상이 간경변으로, 간경변환자의 5분의2 이상이 간암으로 15년내 각각 진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김정롱교수팀은 만성간질환으로 진단받았던 환자 2천6백여명을 대상으로 최고 20여년까지 장기관찰한 결과를 국내 처음으로 대한내과학회지 최근호에 공식 보고했다.
만성간염환자의 많은 수가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환자로 진행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처럼 장기 관찰로 우리나라 만성간질환자의 간경변·간암 진행 확률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서울대병원 김정롱교수팀이 72년부터 92년까지 만성 간질환자로 진단돼 치료를 받았던 환자 2천6백91명을 대상으로 93년 한해동안 분석·추적한 결과에 의하면 「만성간염」환자가 「간경변」으로 진행될 확률은 5년내 9%, 10년내 23%, 15년내 36%, 20년내 48%였던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만성간염환자의 절반정도가 20년안에 간경변환자로 옮아가는 것이다.
「만성간염」환자가 「간경변」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될 확률은 5년내 2.7%, 10년내 11%, 15년내 25%, 20년내 35%로 각각 밝혀졌다.
「간경변」환자가 「간암」에 걸릴 확률은 5년내 13%, 10년내 27%, 15년내 42%였다. 간경변을 앓고 있는 환자중 3분의 1 정도가 10년내, 5분의 2이상이 15년내「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김정롱박사는 『간염의 원인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해 현재로는 간염의 증세를 약화시키는 대증(대증) 요법만이 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이 데이터는 치료실시 여부와는 관계없이 모든 간염환자의 자연적인 경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간염은 이미 「공포의 국민병」으로 통하고 있다. 전인구의 10% 정도가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인데다가 이들 보유자가 모두 만성간염환자로 심해지는 것은 아니나 학계에선 적어도 급성간염환자의 13∼17%는 만성화한다고 보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박사는 『너무나 많은 숫자가 간질환으로 고통받고 죽음에 이르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의 건강을 소홀히 하고 있다』면서 『만성간염으로 진단받은지 5년이 지나면 간암으로 이행될 확률이 현저히 증가하므로 정기진단을 통해 간암여부를 조기에 발견토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과거 간암은 진단이 곧 사망선고처럼 여겨졌지만 수술대상이 되는 초기 간암환자의 경우 현재 5년이상 장기생존율이 30%이상이기 때문이다. 아직 간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원인 랭킹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실정이다.【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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