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비노쉬(29)는 프랑스의 자유분방한 색깔로 가득찬 배우다. 끝없는 연민, 바보스러움, 좌충우돌, 열정을 모두 모아 사랑스러움으로 묶어내고 있는 비노쉬의 눈빛은 그를 이 시대 지구촌의 연인으로 만든 가장 큰 매력이다. 걸음을 떼면서부터 무대에 섰던 본능적인 연기력, 수백만달러의 할리우드영화출연을 단호히 거절하는 자존심과 지조도 그를 얘기하는데 빠질 수 없다. 줄리엣 비노쉬를 세계적 스타로 자리매김한 작품은 레오 카라감독의 「퐁네프의 연인들」. 시력을 잃어가는 한 여인과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볼품없는 차력사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실명이라는 커다란 슬픔을 맞이하는 인간의 모습, 사랑을 부여잡으려는 욕망등이 퐁네프다리를 배경으로 절규처럼 펼쳐진다. 불꽃놀이등 유난히 색깔이 강한 레오 카라감독의 화면속에서도 화장기 하나없는 비노쉬의 모습은 처연한 아름다움으로 오히려 도드라져 보인다.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폭풍의 언덕」(피터 코스민스키감독)에서 줄리엣 비노쉬는 여주인공 캐시와 그의 딸등 1인2역을 맡아 3대에 걸친 사랑과 아픔을 소화해내고 있다. 괴기스러울 정도로 황량한 폭풍의 언덕을 배경으로 히드클리프에 대한 애증을 투명한 연기력으로 엮어나간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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