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우·임성희씨 각각 학술논문 발표/“긍정적인 면보다 향락적 측면 부각” 「신세대」「X세대」「XX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의 문화가 언론과 광고에 과대포장되어 기업의 상품화전략에 이용당한 결과라는 학자들의 주장이 발표되었다. 「신세대 직장인」「신세대 군인」등에서 합리적인 존재로 평가되기도 하고 「오렌지족」등으로 불리며 향락적인 존재로 묘사되기도 하는 이들에 대해 개념정의·탄생배경 등이 본격적으로 분석된 후 내려진 결론이어서 눈길을 끈다.
주은우씨(한양대 사회학과 강사)는 「경제와 사회」최근호에 실린 「90년대 한국의 신세대와 소비문화」라는 글에서 『신세대는 87년 이후 서구·왜색문화 개인주의 쾌락주의 등을 공유하며 나타난 20대 초·중반의 동기집단』으로 정의했다.
이들의 등장배경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탈이념의 시대가 도래하고 우리사회도 정치적 대결이 사라진 후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가운데 문화적 소비욕구가 새롭게 분출되어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씨는 『상품소비목적은 소비욕구의 일차적 만족을 벗어나 정신적 소비와 서비스소비로 바뀌었고 나아가 분위기·느낌의 소비로 발전했다』고 강조하고 이 과정에서 대중영상매체는 이를 조장·가속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오렌지족」도 문화를 상품화하려는 기업의 전략이 극대화되는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왜곡 도용 과장된 결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임성희씨(서울대 신문학과 박사과정)는 논문 「90년대 새로운 소비주의 문화의 성격」에서 오렌지족의 공간으로 알려진 압구정동과 홍대 앞을 대표적인 소비문화지역으로 규정하고 이 지역의 신세대 문화를 면밀히 살폈다.
그는 홍대앞 카페에서 20여일 동안 종업원으로 일하며 카페골목의 특성과 손님들의 유형 및 소비행태를 분석한 후 『이 지역의 문화는 기성세대와 차별화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욕구와 하층계급으로부터 자신의 문화소비를 차별화하고자하는 중산계급의 욕구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씨도 『이러한 문화는 지배문화의 질서에 저항하면서 새로운 규범을 창출하려고 하지만 기업의 소비전략에 의해 오히려 구질서를 강화하고 있을 뿐』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강명구교수(서울대 신문학과)는 『신세대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그들의 향락적 측면만을 부각시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만든 상업화 전략이나 억압적인 학교문화등을 찾아내 올바른 정체성을 지닐 수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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