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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의 대북압력 카드는

입력
199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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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총련송금 차단·선박 기항금지안 마련/중­안보리 거부권포기 등 「정치적 결단」행사 일본과 중국은 북한핵 문제와 관련,북한에 대해 어떠한 「당근과 채찍」을 갖고 있는가.김영삼대통령의 방일과 방중기간동안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그들이 어떤「카드」를 북한에게 내밀어 줄 것을 요청할 것인가.

 일본과 중국은 한반도의 남북과 함께 이른바 동북아 역내국가그룹이다.따라서 한반도의 긴장과 안위는 곧바로 역내국가로 전이될 것이며 북한핵문제에 대해 한·일·중 3국이 연대적 공조체제를 필요로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우리 이상으로 민감한 곳은 일본.일본은 이때문에 북한핵에 대한 유엔차원의 제재움직임이 가시화되자 곧바로「독자적 제재방안 마련」에 들어갔다.호소카와(세천)총리는 내각에 대책마련을 지시하며 필요하다면 국내법 개정까지 밀고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일본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당근과 채찍」은 대부분이 경제적 효능에 기반을 두고 있다.호소카와총리가 최근 지시한 대북제재의 구체적 내용은▲대북무역 투자제한▲조총련의 대북송금 차단▲북한 선박등의 일본 기항금지등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3대교역국중의 하나인 일본은 현재 연간 6억달러의 대북교역량을 갖고 있으며 천연자원과 생필품의 교환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북한이 달러를 보유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조총련의 송금액은 현재 연간 6억3천만달러 정도로 집계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교역을 현물교환으로 행하는 북한으로서는 이러한 달러유입이 「제3국에의 경화결제」를 가능케하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또 남쪽항로가 우리 영해로 차단된 북한으로서는 일본에서의 기항이 금지될 경우 인적·물적교역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이같이 북한에 대해 상당부분 「경제적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며 이것의 완급조절은 북한에 대해 효과적인 「당근과 채찍」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같은 맥락에서 이러한 유동적인 관계를 착근시킬 수 있는 북·일수교문제가 일본의 대북카드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당근과 채찍」의 문제는 일본의 그것과는 다르다. 중국은 현재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국가중의 하나로 인식돼 있다. 특히「정치적 결단」의 문제에는 유일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나라로 국제적「공인」을 받고 있다.북한이 원유와 곡물등 기초자원 수입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지하고 있지만 이같은 경제적 수단보다 정치적 영향력이 더 깊게 패어든다는 것이다.중국은 경제뿐아니라 정치적 차원의 당근과 채찍까지 겸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핵문제와 관련,일관된 자세를 견지해왔다.「한반도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로 요약되는 중국의 입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표결에서나 유엔안보리에서의 의사표현과정에서 뚜렷이 드러났었다.그러나 중국은 지난 21일 IAEA특별이사회에서 반대대신 기권을 함으로써 북핵문제를 유엔으로 회부하는데「소극적 불반대」를 선언했다.북한문제에 대해 국제적 제재등 강제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일관된 입장표명이「당근」이라면 변화될수도 있다는 우려를 심어주는 것이「채찍」으로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한미양국은 그동안 필요이상의 대북대화책을 고수해왔다.이는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양국은 중국의 인내심마저 소진돼 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한미양국이,또한 일본마저도 끝까지 대화의 문이 닫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국의 대북 당근을 채찍으로 변경시킬수있는 유일한 방편인 것이라는 지적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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