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냉장고」 무공해 원자재로 바꾼다/CFC등 부품별로 특수처리 재사용/“오염·전력낭비 줄여” 환경차원 효과 LA근교 컴튼시의 「가전제품재생센터」(ARCA). 코끼리만한 재생기계가 설치된 공장구석 창가에 진흙으로 빚어말린것같은 노르스름한 덩어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시큼한 냄새가 좀 난다. 이 덩어리들은 냉장고에 냉매로 쓰이던 유독 프레온가스를 재생처리기로 처리한것이다.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그냥버리면 된다. 유럽에서는 화초재배에 쓰기도 한다.
재생센터가 냉장고를 재생처리하기 시작한것은 지난해 11월18일부터. 「남캘리포니아 에디슨 전력회사」와 「로스앤젤레스 전력수자원국」이 공동으로 비용을 대는 「중고냉장고 재생처리 프로그램」에 따른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환경에 유해한 물질의 재생처리가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최신형보다 3배이상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중고냉장고를 폐기, 전기사용량을 줄이자는것이 1차적 목표이다. 중고냉장고를 새것으로 바꾸면 가구당 연간 1백40달러 정도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 냉장고를 분쇄해 철이나 플라스틱을 재사용할 수 있는것도 부수적인 효과다.
에디슨사와 LA전력수자원국은 이 프로그램을 3년전부터 연구, 재생처리전문기관을 발족, 미국과 캐나다 9곳에 가전제품재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컴튼시의 재생센터에서는 하루 평균 3백대의 고물냉장고들이 10여개의 공정을 거친 끝에 완전해체돼 「무공해 원자재」로 변한다. 이들 냉장고는 대개 14∼15년이상 된것이다.
미 제너럴 일렉트릭사에서 1937년에 내놓은 목재냉장고를 비롯해 40년 이상된 구닥다리들도 많다. 아직 작동은 되지만 요즘 냉장고에 비해 3배 이상 전력을 소모한다. 염화불화탄소(CFC)나 폴리염화바이페닐등 냉매의 폐기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공해물질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재생센터에서는 시민들이 고물냉장고를 처리해달라고 요청하면 직원을 보내 트럭으로 냉장고를 수거해간다. 고객은 운반비나 수거료를 한푼도 안내는것은 물론 오히려 18년 만기의 50달러짜리 정부공채를 받는다.
재생센터는 이렇게 수거한 냉장고에서 CFC등 유해물질과 오일을 특수처리해 재생하고 철등 쓸만한 부품은 원자재로 재생해 판다.
에디슨사의 에너지효율제고부 데이브 가드너부장(58)은 『중고냉장고를 새것으로 바꾸면 우리로서는 발전소를 새로 건설하지 않고도 전기수요에 맞출 수 있어서 이익』이라며 『환경 차원에서도 엄청난 효과가 있다』고 자랑했다. 에디슨사와 LA전력수자원국은 3천3백만달러를 투자, 앞으로 3년간 24만여대의 중고냉장고를 처리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이 시행된지 4개월이 채 못된 3월초 현재 1만5천여대정도의 고물냉장고 처리주문을 받아 이중 1만여대를 재생처리했다. 시민들의 호응이 높은것은 물론이다. 【캘리포니아주 컴튼=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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