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히 통제되어 왔던 대학정원이 교육여건에 연동되어 자율화된다고 한다. 올안에 안이 확정되어 빠르면 96년부터 시행된다니 본격적인 대학의 자율경쟁시대가 성큼 눈앞에 다가온 감회가 새삼스럽다. 이와 아울러 대학조직도 입학관리·학무·취업관리등 학생들에 대한 지원위주체제로 바뀔 뿐만 아니라, 교수평가제 도입이 적극 권장되고 그 이행 여부에 따라 정부의 재정지원도 차등화된다고 한다.
이같은 대학의 개혁방향은 지금껏 교육수요의 폭발적 증가에 안주하면서 내실없는 외적 성장만의 하향평준화를 이뤄온 우리 대학들에 엄청난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안겨준다 하겠다.
오늘의 대학교육은 국제화시대의 보다 가열해진 경쟁을 치러나갈 고급전문인력을 배출해야 하기에 연구·교육·봉사등 각 기능수행에서 획기적 개선과 수월성 추구가 국가적으로 더욱 요구되고 있다. 이럴 때야말로 간섭에서 벗어나 자율과 창의 속에서 마음껏 경쟁하고 책무를 다하는 민주적 분위기 조성은 그래서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이같은 자율과 책임이 학교간의 경쟁을 부추겨 노력않고 실적이 없는 학교는 도태당할 수밖에 없는 본격적인 실력제일주의시대의 도래를 예고함을 잊어선 안될것이다.
지금껏 대학들은 교육내실보다는 정원늘리기에만 매달려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원자가 넘쳐 흘러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원자율화추진과 함께 그런 사정도 이제는 달라지기 시작, 2천년대에 진입하면 평균대입경쟁률이 1대1이 될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결국 정원자율화란것도 교수·시설등 교육여건과 엄격히 연동될 뿐 아니라 경쟁률도 떨어지면서 학생들을 유인할 수 있을 정도로 내실도 갖춰가야 하므로 안아야 할 부담은 실로 엄청나다 하겠다.
결국 이처럼 무거운 부담을 안고 있는 대학의 자율과 개혁의 성사를 위해서는 대학 뿐 아니라 정부당국의 책임과 지원도 한결 절실해지고 있다. 우선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들에 대한 지원의 강화 뿐 아니라, 무리없는 정원자율화를 보증할 엄격한 기준마련과 정확한 평가를 내릴 책임이 있는것이다.
과거 대학정원령에 따라 엄격히 실사해 정원을 책정할 때에도 입시관리에 온갖 부정이 잇달았었는데, 과연 대학은 물론이고 교육당국마저 하루아침에 그런 감독능력을 갖출 수 있을지를 학부모들은 지금 걱정하고 있는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과 교육당국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졌다. 하지만 엊그제까지 교정에 최루탄이 날면서 온갖 학사업무를 감독받아온 우리 대학들이 타률의 굴레를 벗고 비로소 발전과 경쟁의 궤도로 진입하는 의미는 깊은것이다. 모두가 이제부터라도 대학을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훌륭히 키워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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