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련 “특정민족 모욕” 금지결정/호도 지지… 비선 소송걸기도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등 7개부문을 휩쓴 영화 「쉰들러의 리스트」가 아시아지역에서 상영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말레이시아정부가 이 영화를 특정민족을 모욕하는 선전물이라며 상영금지시키자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호주의 일부 시민단체와 정당이 이를 지지하고 나서 유태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이 영화에 나오는 나체나 정사장면을 문제삼아 상영중지소송까지 벌어졌다.
말레이시아 영화검열위원회는 지난 22일 이 영화가 『다른 민족의 명예를 더럽히고 유태인에 대한 동정심을 일으키려는 선전물』이라며 상영금지결정을 내렸다. 회교국인 말레이시아는 팔레스타인자치를 강력히 지지하며 이스라엘과는 아직 국교도 없다.
이튿날 호주의 시민자유연합이란 민간단체는 『이 영화는 민족간 증오를 부추기는 선전물』이라고 비난하면서 말레이시아의 결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 단체의 대표인 변호사 존 베네트는 유태인들이 로비를 벌여 이 영화가 과잉호평을 받고 있다면서 『할리우드는 왜 최근의 헤브론 총기난사사건등 이스라엘인이 팔레스타인인에게 저지른 학살은 영화로 만들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논쟁은 정치권까지 번져 팀 피셔 호주 국민당당수는 이스라엘군이 점령지 아랍인들에게 취하고 있는 행동을 나치의 학살에 비교함으로써 유태인들의 격분을 샀다.
한편 필리핀대법원은 23일 보수성향의 한 가톨릭단체와 8명의 개인이 낸 이 영화의 상영중지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앞서 필리핀 검열당국은 정사장면등 일부를 삭제했다가 스필버그감독으로부터 필름을 회수하겠다는 격렬한 항의를 받고서 무삭제상영을 허용했다.【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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