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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주최 불갤러리 를롱 대표 다니엘 를롱(한국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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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주최 불갤러리 를롱 대표 다니엘 를롱(한국인터뷰)

입력
199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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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창간 40돌 기념 특별후원 「후안 미로 종합전」/“초현실주의 걸작 한국팬에 선사”/서울 줄리아나 갤러리와 공동으로 5월28일부터/눈부신 상상력… 환상세계로 인도/장르 구별없이 엄선한50여점 소개 한국일보사는 창간 4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세계적인 초현실주의 미술의 거장 후안 미로(1893∼1983)의 종합전을 특별후원합니다. 스페인에서 태어나 천재적인 상상력과 풍부한 시정으로 20세기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후안 미로의 종합전은 파리의 갤러리를롱과 서울의 줄리아나 갤러리가 공동주최하여 5월28일부터 6월26일까지 줄리아나 갤러리(514―4266)와 갤러리아 아트홀에서 동시에 개최됩니다. 전시회에 앞서 파리특파원이 후안 미로의 작품세계와 주최화랑인 갤러리를롱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파리에서 이름난 화랑 가운데 하나인 갤러리를롱은 후안 미로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고급화랑들이 밀집한 8구에 있는 갤러리를롱에 들어서면 미로의 그림과 판화, 조각작품들이 눈부신 환상과 천진한 상상의 세계로 방문객을 이끈다.

 화랑대표 다니엘 를롱씨(60)는 누구보다도 미로를 잘 아는 사람이다. 그는 61년 미로와 만나 그가 83년 90세를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22년간 친구처럼, 혹은 가족처럼 지냈다.

 소년의 모습이 새겨진 미로의 조그만 세라믹작품을 책상머리에 두고 만지작거리길 즐기는 그는 또 누구보다도 미로를 사랑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화랑과 서울 줄리아나 갤러리가 공동주최하고 한국일보가 창간 40주년을 맞아 특별 후원하는 「후안 미로종합전」이 한국인들에게 미로의 무궁하고 독창적인 예술적 세계를 탐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후안 미로 종합전의 의의는.

 『미로의 작품들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그림과 판화, 조각, 세라믹작품등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별없이 종합적으로 소개되는 기회이다.

 또한 지난해가 미로의 탄생 1백주년이었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예술행사가 될것이다』

 ―이번에 전시될 작품들은.

 『50여점이 넘는 전시작품들은 작가의 어떤 특정시기의 것들은 아니다. 그런 만큼 그의 초기부터 말년까지의 예술적 세계를 두루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명한 49년의 콜라주작품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전시될 많은 조각중에는 널리 알려진 「머리」작품 두 점이 포함돼 있다. 동판과 석판등 판화작품들에도 큰 기대를 가져달라. 2×1 크기의 매우 유명한 대형판화작품이 출품될 것이다』

 ―전시되는 작품들의 수준과 특징은.

 『전시작품을 선택하는데 매우 공을 들였다. 서울에 갈 작품들은 작가의 다양성과 대담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걸작들이다. 환상과 시·자연·동심과 상상의 끝없는 세계 앞에서 오늘날 가장 드높게 평가받는 초현실주의자 가운데 한명인 미로의 독자적 경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로의 작품세계와 그가 현대미술에 끼치는 영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로는 피카소, 달리, 에른스트등 초현실주의자로 분류할 수 있는 작가들중에서 가장 눈부시며 독특하고 건강한 상상력의 소유자이다. 그가 추구한 신비스런 인간내면의 세계와 섬세하고 시적인 자연 풍경의 묘사, 독특한 조형과 기호의 세계는 무한한 상상력에 의해 그만의 환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가 현대미술에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그는 자유와 유희성, 원시성 그리고 영적인 세계등 인간본성의 가장 깊은 뿌리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로의 전시회 동향은.

 『미로작품의 전시는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박물관과 바르셀로나의 미로재단, 뉴욕의 현대미술관등이 개최한 미로전은 대성공이었다』

 ―갤러리를롱과 미로와의 관계는.

 『나는 오래전부터 많은 예술가들을 사귀어 왔다. 특히 미로, 샤갈, 자코메티등 초현실주의자들과 교분을 갖고 그들로부터 예술을 배우고 느꼈다.

 그러나 미로와의 관계는 정말 특별한 것이다. 61년 그를 만난 이래 그와 함께 많은 일을 했다. 그가 83년 사망할 때까지 그의 작품활동을 돕고 작품을 지키고 소개해왔다. 그의 사망후에도 스페인 마요르카섬에 살고 있는 미망인과 유일한 혈육인 딸과 가깝게 지내며 전시회를 기획하고 협조하고 있다』

 ―가까이에서 본 미로는 어떤 사람인가.

 『미로에 대해서 말하자면 우선 그의 예의와 정중함, 심오한 인간성, 열정, 관대함, 일에 대한 헌신적 정열, 넘치는 아이디어등을 꼽아야 할 것이다. 그는 평소에는 조용했으나 일을 할 때는 말이 많은 편이었다. 한마디로 「멋진 인간」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갤러리를롱을 소개해달라.

 『유명한 마그재단이 운영하던 것을 15년전 구입했다. 미로의 유족과 협조해 세계 각지에서의 미로전을 기획해왔다.

 최근에는 시인 자크 듀팽과 함께 미로의 작품을 소개하는 카탈로그출판을 추진중이다. 서울전에 이어 6∼9월에 핀란드 헬싱키에서 미로전이 열릴 것이다.

 갤러리를롱은 파리외에도 뉴욕과 취리히에도 있다.

 5백여개가 넘는 파리화랑중 규모나 수준이 최상급이라고 생각한다』

 ―미로전을 기다리는 한국사람들에게 주최자로서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예술을 사랑하는 한국인들에게 미로를 소개하게돼 매우 기쁘다.

 미로를 보기 위해 줄리아나 갤러리를 찾을 사람들은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 경이스런 감성의 세계가 인도하는 대로 미로의 작품을 대하길 바란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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