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대는 「원격의료」시대/영 이코노미스트지 전망/초정밀 「로보독」이용 집도… 미국방성 이미 시험도입 2000년대에는 미국의 의사가 인공위성을 통해 서울 수술실의 로봇을 원격 조종, 수술을 집행하는 환상적인 의료술이 현실화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미래의학의 조망」이란 최근호 특집에서 2000년대의 첨단 의학기술을 전망하며 로보독(로봇의사·ROBODOC)을 앞세운 「원격수술시스템」을 가장 경이적인 미래 의학기술로 꼽았다. 앞으로 10여년후인 2010년에 가면 한국의 암환자가 미국에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미국의 세계적인 암권위 전문의로부터 종양제거 수술을 받는 일이 충분히 가능해진다는것이다.
가령 서울의 환자가 원격수술장비가 갖춰진 대학병원을 찾아 수술대에 오르면 미국에 있는 존스 홉킨스대의 집도의는 인공위성을 거쳐 전달된 화상을 통해 서울 수술실을 파악한다. 환자모습과 수술부위 인체내부등이 컴퓨터로 측정된 다양한 수치자료와 함께 3차원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집도의는 서울현장에서 눈으로 직접 살펴보는것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생생하게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원격조종 의료기기로 수술을 집행한다. 의사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서울 수술대의 로보독은 핀셋 메스 바늘등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백만분의 1의 오차도 없이 수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컴퓨터게임기기를 빗대 「닌텐도 의술」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같은 원격수술시스템은 컴퓨터에 의한 화상추적의술, 로봇공학을 응용한 로보독, 그리고 인공위성을 통한 지구통신네트워크등 최첨단 의학·과학기술이 결합됨으로써 실현된다. 이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로보독의 경우 전립선 수술용으로만 쓸 수 있는 제한적 용도의 기기가 이미 89년에 미국에서 개발돼 임상실험중인데 정확도가 의사 손보다 20배이상 높으면서 수술시간은 3분의1로 단축되는등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외과 수술용 로보독은 현재 미 종합수술시스템사에 의해 개발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
화상추적의술은 요즘 광범위하게 실용화되어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화상(MRI) 및 초음파기술등을 고차원적으로 발전시키는 연구작업들이 진행되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원격수술관련 기술을 초보적인 수준이나마 보유하고 있는 기관은 미 국방부와 독일 칼스루에 공과대등 2곳뿐이다. 특히 펜타곤은 원격수술이 전쟁수행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과 열성을 보이고 있다.
전쟁 사망병력의 90%가량이 병원후송 지연등으로 제때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는게 펜타곤의 분석이다. 따라서 원격수술시스템을 개발, 부상병이 발생한 전장에 낙하산위생병과 로보독이 탑재된 이동수술실을 투입함으써 부상병력의 손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것이다.
이를 위해 미 국방성은 엄청난 예산을 쓰고있다. 국방부의 후원을 받은 캘리포니아의 텔레서지컬사는 최근 원격수술을 수행하는 의사가 메스로 직접 환자의 수술부위를 도려낼 때와 똑같은 감도를 손이나 팔에 느끼게 하는 원격통제장치를 개발했다. 미군 의무부는 지난해 7월 야전의료훈련을 실시하면서 이같은 원격수술시스템을 시험 도입하기도 했다. 원격수술은 지금까지 동물에게만 실험됐다.【송태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