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최근동향 조사·전망/중화학 설비투자 폭증/경공업은 여전히 하락세… 양극화심화/“생산확대 여지많아 과열은 아니다”진단 한국은행은 23일 경기가 회복기를 지나 확장국면으로 들어섰으나 과열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앞으로 자동차 기계등 중화학공업은 생산이 수요에 못미쳐 설비투자가 2자리수이상 크게 늘어날것이라고 한은은 전망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최근 제조업 가동률 추이」에 따르면 제조업 가동률은 지난 91년1월 84%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해 92년12월에는 76.5%까지 낮아졌으나 1월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1월의 가동률이 84%로 91년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가동률 상승은 그 폭이 92년12월(바닥)이후 13개월만에 7.5%포인트를 기록, 그 이전 저점이었던 지난 89년4월이후 같은 기간동안의 상승폭 5.7%포인트에 비해 훨씬 더 높다. 상승세도 지난해 8월까지는 비교적 완만했으나 9월이후 빨라졌다. 경기의 확장국면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것이라는 전망을 하게 해주는 조짐들이다.
그러나 한은은 그동안 설비투자가 부진, 생산능력의 확대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의 가동률상승은 국내외의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활동의 가속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생산능력의 확대여지가 많기 때문에 아직 과열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한은은 또 설비투자가 늘어나면 가동률은 떨어질것이기 때문에 가동률 수치만으로 과열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명호한은총재도 이와 관련, 『지난해 3·4분기의 성장률이 6.3%를 기록했을 때만 해도 투자가 따르지 않는 불안정한 경기회복의 조짐으로 간주했으나 4·4분기에 이어 올 1·4분기도 경기지표가 계속 올라 현재의 경기는 회복기를 지나 확장기에 들어섰다』고 밝히고 『그러나 과열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화학공업과 경공업 사이의 경기양극화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것으로 전망됐다. 중화학공업의 가동률은 92년12월이후 「V자형」의 급속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공업은 88년부터 하락세를 나타내 90년하반기부터는 중화학공업의 가동률을 밑돌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화학공업의 경우는 수출·내수전망이 좋은데다 기술능력 향상등으로 설비투자가 더욱 활발해질것이나 경공업은 대외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감소등으로 생산능력 확충이 어려워 격차가 더욱 벌어질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따라 경공업의 경우는 앞으로 자동화투자와 다품종소량생산등 내부구조조정이 필요한것으로 지적됐다.
중화학공업중에서도 기계 자동차 전기전자등 가공조립형 업종의 가동률이 특히 높았는데 기계는 92년12월이후 가동률지수의 상승률이 49.9%로 가장 컸으며 자동차는 25.1%였다. 경공업부문의 신발과 섬유는 각각 12.1%와 6.2%가 떨어졌다.
한은은 가동률이 연간 1%포인트 높아지면 설비투자 증가율이 1년후까지 평균 3.8%포인트 더 상승하는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등 가동률이 매우 높은 업종은 큰 폭의 설비증설이 예상되고 철강 정밀기기등도 투자가 호조를 보일것이지만 섬유 신발등은 당분간 설비확장 투자가 부진할것으로 전망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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