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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침묵깨고 장편 「화두」펴낸 최인훈(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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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침묵깨고 장편 「화두」펴낸 최인훈(인터뷰)

입력
199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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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화두 압축… 정치·사회 사유담아” 20여년의 침묵을 깨고 신작 장편소설 「화두」(전2권, 민음사간)를 펴낸 소설가 최인훈씨(58·서울예전 교수)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을 뿐이다. 조용한 시간에 음악을 듣듯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꺼냈다. 

 24세에 「광장」을 발표하며 일찍이 이데올로기의 허망함을 드러내고자 했던 그는 소설 「화두」에서는 작가의 정신적 편력을 그리고 있다.

 역사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는 「광장」에서와 다를 바 없다. 

 그는 『나는 평생의 주제가 비교적 일찍 화두로 자리잡았으며, 내 작품은 이를 꾸준히 심화시키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소설의 틀은 해방된 후 공산정권이 세워지면서 북한 H시에서 W시로 이사한 「나」가 다시 월남하고 대학을 중퇴한 뒤 소설가가 되는 과정이다. 4·19를 겪으면서 소설 「밀실」을 쓰고, 대학의 문예창작과 선생으로 「소설작법」을 강의한다는 내용은 원산에서 월남해 서울대 법대를 중퇴한 작가의 자전적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이를 『2권으로 압축한 최인훈 전집』이라고 표현했다. 

 자전적 내용을 분명히 담고 있기는 하지만, 작품의 많은 부분은 사회적인 격동을 「내」가 인식하고 사유하는 과정으로 채워져 있다. 소년기부터 장년기에 이르는 기간동안 일어난 사회적인 격동을 자아의 문제로 되돌아보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내 인생을 소설로 너절하게 풀어낼 생각은 없었다. 인간의 본질일 수 밖에 없는 기억에 천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현실에 접근하는 하나의 틀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화두」는 「기억의 리얼리즘」이다. 탐미주의자로서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았다』고 밝혔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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