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본토병력 동원없이 해·공군 입체작전/동해안 상륙작전으로도 경고효과 가능 94팀스피리트훈련이 재개되고 패트리어트미사일이 조기배치된다. 북한이 특사교환을 위한 19일의 남북실무접촉에서 전쟁불사 발언을 하고 21일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우리 정부의 대응 조치다.
국방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1일 『팀훈련 중단의 전제조건중의 하나인 특사교환논의가 결렬된 이상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남북대화의 진전과 맞물려 있는 패트리어트미사일 배치도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이 주재한 긴급안보장관회의에서 팀훈련 재개와 패트리어트 조기배치를 위한 정부내의 의견조율이 끝남에 따라 한·미간의 협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3일 『IAEA의 핵사찰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남북 상호핵사찰 협의를 위한 특사교환이 실현돼 실질적 논의와 성과가 있을 때 올해 팀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조건부중단」을 발표했다. 이와함께 국방부는 전제조건이 충분히 확인될 때까지 훈련준비는 계속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 전력증강을 위한 미국의 패트리어트미사일 배치와 관련, 남북협상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당분간 배치를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북한이 대화등에 얼마나 성의를 보이는지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팀훈련 중지와 패트리어트 반입금지등 특사교환의 전제조건만을 주장하다 대화자체를 거부해 버렸다. 당초 22일부터 시작키로 예정됐던 올해 팀훈련을 교묘하게 협상카드로 이용하다 이제 『할테면 해보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남한지역이 곧 파종기에 접어들면 실질적인 군사기동훈련이 어려울 것이란 계산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국방부는 『순수한 군사목적으로 팀훈련은 3월에 반드시 실시했어야 하나 정치협상의 카드가 돼 엉거주춤한 모습이 되어 버렸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고 있다. 조건부 중단발표 당시 『팀훈련 중지는 불행한 일』이라고 표현했던 것 처럼 팀훈련이 정치카드가 돼도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실제 우리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위해 92팀연습을 중지하면서 남북한 상호사찰을 통한 핵문제 해결을 노렸다. 이에따라 주한미군 철수, 남북군축협상등의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으나 지금까지 북의 태도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국방부의 분석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북한의 갖은 지연전술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훈련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태도다. 미국 본토병력등 대규모 인원을 동원한 연습은 아니더라도 동해안 상륙작전, 해·공군의 입체작전등으로 충분한 훈련효과를 거둘수 있으며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방부는 또 패트리어트미사일 배치도 북한에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시기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으나 주한미군의 처음 계획대로 조기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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