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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제어힘든 “국제문제”로/남북­미 긴박한 맞대응… 갈수록 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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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제어힘든 “국제문제”로/남북­미 긴박한 맞대응… 갈수록 꼬여

입력
1994.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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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훈련→ NPT탈퇴→ 유엔제재 얽혀/「대화」는 북 뚜렷한 태도변화 있어야 정부는 21일 상오 김영삼대통령주재의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팀스피리트(TS)훈련 실시문제와 패트리어트(PT)미사일 배치문제를 논의했다. 같은 시각에 북한은 외교부대변인 성명을 통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수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은 이번주중에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정부와 미국, 북한사이에서 「단호한 결정」들이 속속 발표되고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북핵해결을 위한  그 동안의 북미접촉이 전면적으로 무효화되었음을 전제로 발표되고있다. 또 이러한 결정들은 서로 상대방의 「결정」들을 전제조건이나 선결과제로 삼고있어 앞으로의 해법이 지극히 불명확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핵사찰보고서를 유엔안보리에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한미간이나 북미간 혹은 남북간 협상의 문제로 인식되어져오던것이 국제사회의 공동문제로 객관화 돼버린것이다.

 우선 청와대 안보관계장관회의는 『북한이 자세를 바꾸어 우리가 열어놓은 대화에 호응해올 때에도 대비한다』고 하면서도 TS훈련을 실시하고 PT미사일을 배치한다는 전제아래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IAEA는 북한핵문제를 유엔에 넘겼으며 미국은 당장 이번주부터 안보리의 대북제재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북한은 우리와 미국을 겨냥, TS훈련을 실시하고 안보리의 제재가 시작되면 NPT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의 NPT탈퇴선언은 북한으로서 「최후의 카드」로 볼수있다. 북한이 이처럼 불쑥 최종카드를 내민것은 국제적 상황이 자신들의 예상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준비되고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것인듯 하다. 북한은 당초 ▲IAEA의 사찰을 어느정도 받아들이고 ▲특사교환을 위한 남북실무접촉이 몇차례 재개된다면 미국과 합의한 3단계고위급회담이 열릴수 있을것이며 북미관계개선을 위한 구체협의를 진행시킬수 있을것으로 판단했던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북한은 미국이 NPT체제를 유지시키기 위해 IAEA의 사찰쪽에는 신경을 쓰되 남북한 특사교환 문제에는 신축적인 입장을 취할것으로 생각했던것이다. 즉 북한의 의도는 NPT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집착을 활용해 미국이 한국정부에 특사교환의 조건을 완화하게 하는, 이른바 「미국을 통한 한국에의 우위성확보」를 기대해왔던것이다. 그러나 우리정부가 남북특사교환의 중요성을 미국에 강조했고 특사교환의 실패가 IAEA사찰을 더욱 평가절하하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게되자 더이상 미국과의 줄다리기가 무의미해졌음을 인정한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결국 북한핵문제는 국제사회로 다시 무대가 옮겨지게 됐다. ▲북한이 북미합의를 어겼기 때문에 TS훈련 실시등이 검토되고 ▲그럴경우 북한은 NPT탈퇴 선언을 주장하고 ▲미국은 NPT체제를 유지하기위해 북한에 대한 더욱 강력한 유엔제재를 유도하고 ▲국제사회의 제재는 실질적인 TS훈련 실시를 가져오고 ▲이는 다시 북한의 NPT탈퇴를 가져오게되는 등의 「악순환의 고리」가 예상되고있는 상황으로 달리고있는것이다.

 이러한 「순환고리」를 끊어낼수있는 간극은 없는것인가. 한미양국은 21일 클린턴대통령이 김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또한 지난 18일 한승주외무장관과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과의 전화회담에서 『북한에대한 대화의 문은 아직도 열려있으며 평화적 해결방안은 아직도 유효한 최상의 수단』임을 거듭 확인하고있다. 김대통령도 이날의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북한이 자세를 바꾸어 열려있는 대화의 문을 두드릴 경우에 대비한 대북정책을 세워놓고있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북한이 새롭게 제시해야할 「대화의 제스처」가 지난 1년간의 그것과 상이해야하며 그 판단이 한미간의 문제에서 국제사회의 몫으로 변화되었다는것이 새로운 상황으로 지적되고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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