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한국적 종교화 백30점 수록 무속은 민간신앙의 모태이자 우리 기층문화의 한 갈래이면서도 흔히 미신으로만 여겨져 왔다. 윤렬수씨(삼성출판박물관 학예실장)가 엮은 「그림으로 보는 한국의 무신도」(이가책간)는 우리 전통문화의 원형이 살아 숨쉬는 무신도 1백30여점을 수록하고 있다.
윤씨는 서문에서 『무신도의 기원은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단군영정이나 고구려시대의 벽화들도 무속화로서의 기능과 내용을 포괄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우리 역사이래 무속이 토착신앙으로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무신도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백성의 바람과 모습이 녹아있는 순수한 한국의 종교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1900년대 초기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는 무신도는 「만법통일」을 주제로 인류의 3대성인으로 일컬어지는 석가 공자 예수의 그림을 나란히 그려놓고 있다. 인의공자 자비석가 박애기독이라는 글자 아래 인자한 모습으로 서있는 3대성인을 보노라면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진다. 우리나라에 전래된 외래종교에는 알게 모르게 무속적인 요소가 녹아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지만 오히려 외래종교를 폭넓게 받아들여 포용하는 세계는 우리 무녀도만이 지닌 특징으로 해석된다.
삼불제석도(19세기 작품)는 도리천에 살면서 인간의 재복 수명 잉태를 담당하는 제석천왕을 그린 작품인데 삼불제석을 단군신앙과 연결시켜 환인 환웅 왕검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오방신장도(20세기 작품)는 동 서 남 북 중앙의 다섯 방향을 지키는 장군답게 반드시 갑옷과 투구 차림에 무기를 들고 다섯 방향으로 서있다. 팔자 사나운 여자를 상징하는 오방살을 예방해주는데 오방살은 부모를 죽게하는 청록살, 남편 사랑 못받는 공방살, 떠돌아 다녀야하는 역마살, 남자와 관계해야하는 도화살, 몹쓸병으로 죽어야하는 역살을 말한다.
고려말의 충신 최형장군을 모시는 최영장군도는 황해도 무당의 주신이다. 인간을 이롭게 하는 무신으로는 임장군(림경업) 남장군(남이)등이 있으며 강릉지방에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주민을 보호했다고 추앙을 받는 김유신장군이 무신도의 대상이다.【이기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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