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메가와트 원자로 등 6개 시설은 사찰마쳐 한스 블릭스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은 21일 특별이사회에서 사찰결과를 공식 보고하면서 사찰 실패의 기술적 부분을 처음으로 자세히 공개했다.
블릭스총장은 북한이 지난달 15일 합의했던 것과는 달리 지난 3∼12일 IAEA 사찰단이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에서 표본및 먼지채취,방사능 측정등 세가지 사찰활동을 하는데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1년간 핵물질의 전용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이번 사찰 목적을 원만히 달성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블릭스총장의 보고요지이다.
이번 사찰단의 서면보고에 의하면 사찰대상으로 합의됐던 7개 신고 핵시설중 5메가와트 실험용 원자로를 포함한 6개는 합의내용대로 사찰이 원만히 이뤄졌다.
그러나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사찰은 전혀 실시되지 못했다.
이곳은 봉인이 훼손되고 감시카메라의 작동이 중단된 곳이다. 따라서 핵안전조치의 계속성을 확보하는데 필수적인 사찰대상이다. 지난 1년간 이 시설에서 어떠한 활동이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표본(SAMPLE)및 먼지(SMEAR)채취와 감마방사선 측정(GAMMA―MAPPING)이 필수적이라는게 IAEA의 입장이었다.
표본채취란 원자로에서 탄 후 재처리 시설로 옮겨진 핵연료봉들을 강초산으로 처리, 금속피복부분을 녹여내고 플루토늄을 분리 추출하는 재처리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진행됐는지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먼지채취는 핵시설내의 먼지와 각종 이물질, 얼룩들을 채취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지문채취와 같은 효과를 갖는다. 이를 분석하면 핵시설내에서 어떤 활동의 흔적을 숨기거나 위장하기 위해 방사능 오염제거나 청소등을 했다든지의 그 내막을 정확히 밝혀낼 수 있다.
감마방사선 측정은 지정됐던 장소의 방사능을 다시 측정, 차이점을 분석함으로써 역시 핵활동을 검증해내는 수단이다.
양측간 합의에 의하면 이 세가지 기술적 사찰활동의 대상은 방사화학실험실내의 핵연료 용해장소와 플루토늄 분리장소(글러브 박스)및 배기가스정화기등이었다. 글러브 박스(GLOVE BOX)는 강방사선을 피하기 위한 장갑에 해당하는 원격조정장치로 플루토늄을 분리추출하는 재처리 시설의 핵심장소.
북한은 글러브 박스내의 먼지채취 사찰에 대해 이는 북한의 최초 신고내용과 지난해 2월까지의 6차례 임시사찰 결과 드러난 불일치점 해소의 문제(특별사찰)와 관련된 것으로 이번 사찰에서는 응할 수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
또 배기가스 정화기 사용후 핵연료 분해과정에서 발생한 유독기체를 정화해 내보내는 곳에 대한 감마방사능 측정 역시 처리 흔적이 노출된 곳에서만 해야한다며 거부했다.
한편 이번 사찰에서 의미가 있었던 부분은 핵연료봉 제조공장에서 재고량을 처음으로 검증할 수 있었던 것이며 현재 이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또 사찰단은 5메가와트 원자로등에서 새로운 봉인작업을 했고 감시카메라도 교체함으로써 사찰의 연속성유지를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6개 시설에 대해 사찰이 완벽히 이뤄졌다 하더라도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접근거부로 플루토늄의 비밀생산여부에 대한 검증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사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빈=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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