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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속반응… 휴일 긴급회의/북핵대응 워싱턴 「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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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속반응… 휴일 긴급회의/북핵대응 워싱턴 「톱뉴스」

입력
1994.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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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제재” 확고… “수위는 조절”/의회등 「인내외교」 논란… 한국 꼬집기도 미국정부는 급랭국면을 맞은 한반도상황을 주시하면서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휴일인 19일(한국시간 20일새벽) 백악관 안보장관 회의를 긴급소집해 한반도안보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는등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회의는 휴일임을 고려, 당초 일정이 취소됐었는데 남북특사교환을위한 판문점 실무접촉결과가 전해지면서 서둘러 다시 소집된것이다. 앤터니 레이크 백악관안보보좌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 제임스 울시 CIA국장 셜리 캐시빌리 합참의장등 미국정부의 안보담당 책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선 유엔을 통한 대북경제제재 팀스피리트훈련 재개등이 결정된것으로 알려졌는데, 미정부가 이같이 신속하고 강경한 움직임을 보이기는 전례없던 일이다.

 이날하오 워싱턴의 CNN뉴스는 남북실무접촉결렬 및 북한대표의 판문점 발언내용을 톱뉴스로 전하면서 『북한이 도발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한반도 전쟁가능성을 시사한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특히 『팀스피리트군사훈련이 수주일안에 재개될 수 있을것』이라며 『한미양국은 이미 북한에 대한 강경한 대응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같은 정황에 언급, 『이번주 내내 한반도의 긴장상황이 그대로 미국에 전해지면서 미국정부로서도 북한에 대한 모종의 구체적 대처 방안을 내놓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정부는 따라서 21일의 IAEA특별이사회가 북핵문제를 유엔 안보리로 넘기게 되는것과 때를 맞춰 「대북제재」를 공론화시킬 공산이 클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당근과 채찍」을 혼용해온 대북접근방식이 수일안에 채찍으로 일원화되는 양상을 보일것이란 얘기다. 특히 미의회와 언론쪽에서는 벌써부터 클린턴 행정부의 「인내외교」를 공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와 관련한 미국내 여론 향배 역시 주목된다. 물론 미국의 대외정책기조가 결코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냉정한 형태를 유지해 온것만은 분명하나 북핵문제 만큼은 결과적으로 미국측이 수세를 면하지 못한 양상이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향후 대응은 매우 확고해질것이 틀림없을것같다. 팀스피리트훈련 재개문제는 이미 한미 양국간에 실무협의가 진행중이고 그동안 유보해온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한국배치문제도 전격배치 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다만 미국측으로서는 한반도상황을 곧바로 위기로 등식화시키진 않고 있는듯하다.

 이날 백악관 안보장관회의에서도 구체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보다는 「상황점검」에 치우친 흔적이 많았다. 북한문제의 해법이 강경수순으로 정리된것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강경한 대응방식의 수위조절은 여전히 탄력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안보장관회의가 긴급 소집되는 모양새가 갖춰지긴 했지만 미국무부 한국과 직원들은 이를 『통상적인 모임』이라며 확대해석을 삼갔다. 미국정부 관계자들은 오히려 그동안 미국의 허리춤을 붙잡고 북한에 대해 온건한 대응만을 고집해온 한국정부의 태도를 뒤늦게 꼬집고 있다.

 사후약방문일 수도 있겠으나 『수십년간 유지해온 대북한정책 기조를 하루아침에 전환해 얻은 결과가 무엇이냐』는 질책을 한국정부도 피하긴 어려울것이란 얘기다.

 결국 미국정부는 북한측이 자신들의 핵카드를 장기적인 현실외교수단으로 활용할것이란 판단인 만큼 이에 대한 제어책을 보다 솔직하게 표방할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긴장국면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IAEA 특별이사회 전망/결의안 표결없이 처리가능성/미영등 16국발의… 중도 거부명분없어

 21일 빈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이사회는 북한핵시설에 대한 사찰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내려짐에 따라 소집된것이다. 특별이사회는 북한핵문제 한가지만을 논의한뒤 이날 끝난다.

 이사회는 한스 블릭스사무총장으로부터 지난 2주간 사찰결과에 대한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분석및 평가를 보고 받는다. 이어 IAEA의 대처방안을 논의한다.

 그러나 결론은 이미 내려진 상태이다. IAEA이사국들은 지난 16일 블릭스총장으로부터 비공식적으로 사찰결과를 설명받은후 두차례 접촉을 갖고 결의안 채택에 의견을 모았다.

 결의안 초안은 이미 사무국에 제출돼있어 채택여부만이 남아있다. 결의안은 35개 이사국중 미국과 프랑스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등 16개국이 공동발의했다.

 7개항으로 된 결의안 초안의 요지는 두가지이다.

 첫째는 북한측의 비협조로 지난 1년간 북한이 핵물질을 핵무기나 핵폭발장치로 전용하지 않았는지를 IAEA는 검증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히는것이다. 이는 지난달 IAEA와 북한이 합의했던 사찰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가장 중요한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에 대한 사찰단의 접근을 거부해왔다. 따라서 북한의 핵안전협정 불이행 행위가 추가됐고 더욱 심화됐음을 결의안은 지적하고 있다.

 두번째 핵심은 북한의 핵사찰문제를 유엔안보리에 보고한다는것이다. IAEA는 협정불이행행위로 판정한것에 대해 즉시 유엔안보리와 총회, IAEA 전회원국에 보고하게 돼있다. 이는 IAEA 헌장12조C항에 규정된 의무사항이다.

 유엔에의 보고는 IAEA가 협정불이행국가에 대해 법적으로 취할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응방안이다.

 이와함께 IAEA는 북한이 그동안 요구받은 모든 사찰을 즉각 수락, 핵안전협정을 전면이행할것을 결의안에서 촉구할 예정이다.

 결의안은 표결절차 없이 컨센서스(동의)형식으로 통과될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결의안채택을 적극 저지할만한 명분이 없는 상황인 만큼 표결을 거치면서까지 반대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을것으로 관측된다.

 북한핵문제의 유엔안보리보고는 IAEA와 북한간의 정상적 방법과 절차로서는 이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며 결국 강대국을 중심으로한 국제사회의 정치적 판단과 의지로써 해결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다시한번 입증하는것이다.

 북핵문제에 대한 IAEA의 강력한 대응은 국제사회의 판단과 결정의 시기를 재촉하고 있다.【빈=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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