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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아세안 등 「남방외교」 강화/당정고위급 집중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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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아세안 등 「남방외교」 강화/당정고위급 집중 파견

입력
1994.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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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등 자원수입선 확보 주력 북한이 베트남과 아세안(ASEAN)국가등 동남아지역에 대한 외교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통일원이 최근 발표한 「북한의 대동남아외교 강화동향」에 의하면 북한은 올해들어 당·정 고위급 대표단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등 동남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파견하는 한편 이들 국가의 요인들을 초청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사례를 보면 1월22일부터 당국제부 부부장 김양건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데 이어 7일부터 17일까지는 당국제담당비서로 외교실권자인 황장엽이 베트남 라오스를 순방했다. 또 18일부터 김창규 정무원 외교부 부부장이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방문중이어서 일부국가에는 두달새에 북한방문단이 겹치기로 드나들고 있는 꼴이다.

 북한의 이같은 외교공세는 과거 우리측이 공산권을 상대로 펼치던「북방외교」노선에 대비해 「남방외교」로 불려왔다.

 북한이 92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국과 체결한 대외협정을 살펴보면 동구권이 2건,구소련권국가들이 13건,아프리카 11건인데 비해 아시아권이 26건에 달하고 있다.

 북한이 「남방외교」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구소련 및 동구권을 대신해 식량과 에너지등의 자원수입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 비동맹권,친서방권,사회주의권 국가들이 혼재하고 있어 북한의 외교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여지가 큰 지역으로 간주되고 있을 것이라는 통일원의 분석이다. 이같은 동남아지역에 대한 접근외교는 김일성의 91년신년사에서 『공화국 정부는 자주적이고 번영하는 새 아시아를 건설하기 위해 아시아 여러나라 인민들과 친선 협조관게를 적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이후 추진돼 온 것.

 최근 잇따른 방문외교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황장엽의 베트남방문. 북한은 월남전당시 부터 김일성이 베트남측의 정책에 비판을 가하는등 불편한 관계가 계속돼오다 78년 베트남의 캄보디아침공을 공개비난함으로써 서로 대사를 소환하는등 관계가 단절됐다. 이후 이종옥부주석과 김영남외교부장이 91년과 92년 베트남을 방문함으로써 관계가 한때 회복돼었으나 92년12월 한―베트남수교후 관계가 다시 냉각되기도 했다.

 황장엽은 이번 방문기간에 구엔 반링 당정치국고문,홍하 당국제부장,도 마오이 당서기장등 베트남측 핵심실세와 연쇄면담을 가짐으로써 관계회복은 물론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측은 역시 제한된 경제개방노선을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으로 부터 외자유치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스스로의 정책에 활용할 것으로 보여지며 대미관계 개선과정과 대미전쟁수행에 관한 베트남측 경험을 수용하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요 쌀수입선으로 등장하고 있는 태국과는 83년10월 아웅산테러사건이후 태국측이 일방적으로 접촉을 중단했었으나 91년 연형묵총리의 방문으로 대사관이 개설된뒤 군사대표단,의회대표단이 연례교환방문하는등 관계가 크게 진전된 상태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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