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이사 “청첩장 이름 VIP명단으로 오해”/22과목 「가」성적을 21과목 「미」 조작 사실도 검찰은 19일 상춘식교장등 3명을 구속한데 이어 내신조작 관련 학부모들을 불러 금품제공여부를 조사했다. 검찰은 『주초부터 국회등 정·관계 로비의혹도 본격 수사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은 18일 밤 전김포세관직원 박모씨를 소환한데 이어 19일 하오8시 성적이 조작된 체육특기자 3명의 학부모를 불러 조사했으나 모두 금품제공사실을 완강히 부인,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 아들은 3학년 성적중 생물 물리 과학1을 「우」에서 「수」로,세계사는 「미」에서 「수」로 고쳤으나 성적합산결과 내신등급은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또 『최이사 아들은 1학년 성적가운데 국민윤리와 영어1을 「우」에서 「수」로 고쳤으나 원래 1등급이어서 대입시에 영향은 없었다』며 『이 때문에 금품수수여부를 밝히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검찰은 그러나 박씨의 경우 롯데호텔에서 「로얄」보석상을 운영하고 있는 상교장부인의 보석밀수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성적조작을 부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궁중인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초 서울시교육청에서 명단을 넘겨받은 학생은 10명이었으나 19일 하오 전병무청장 엄삼탁씨 아들이 추가돼 모두 11명이라고 발표했다.
검찰 관계자는 『11명중 8명의 체육계열 학생들에게는 서울시내 고교 대부분이 평균점수인 「미」를 주는것이 관행이고, 이들은 대학에 특례입학을 하기 때문에 일반학생들의 입시경쟁과는 실질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체육계열 학생중 골프특기생 김모군은 2학년 1학기 22개 과목 모두가 「가」였으나 한 과목은 「수」로,나머지 21과목은 「미」로 고쳐졌다.
○…19일 하오3시30분께 구속영장이 집행된 상교장은 『혐의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장방언교감은 『새 사람이 되겠다』고 짧게 답했다.
최은오재단이사는 『수사에 불만은 없다』면서도 『딸의 결혼식 청첩장을 돌리기 위해 작성한 명단을 언론이 「VIP명단」운운하면서 명예를 훼손해 유감이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검찰은 19일 새벽 상교장등 학교 관계자 4명에 대한 조사를 일단락짓고도 신병처리문제를 결정하지 못한 채 「2명 구속」에서 「전원 구속」까지 여러가지 안을 상부에 보고, 상오 11시40분께 「3명 구속」지침을 받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순자서무과장은 보충수업비등의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고 2중장부를 운용하는등 죄질이 나쁘지만 상교장의 지시를 그대로 따른 하수인에 불과해 불구속 처리했다』고 밝혔다.
최이사의 경우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는 「횡령방조」뿐이지만 상교장의 비리에 깊숙이 개입한것으로 추정되는데다 상문고교사들이 『최이사가 남아 있으면 상교장 체제가 존속될것』이라고 단호한 처벌을 요구한 점을 고려, 구속한것으로 알려졌다.【이희정기자】
◎상문고 해직교사 이범석씨/“상 교장 평소 「시교위 비호」 자랑/자기땅 재단돈으로 매입하기도”
『상문고 사태를 사학에 만연한 비리를 발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상문고 해직교사 이범석씨(40·84∼89년 영어담당)는 자신이 끝없이 주장했던 비리들이 하나 둘씩 사실로 밝혀지고 상춘식교장등 상문고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되자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이씨는 20일 상교장의 축재부분과 교육부감사나 국정감사때 상문고에 대한 「특혜」부분에 대한 의혹을 짚어나갔다. 이씨는 『상교장이 학교 옆의 재단소유임야 2천여평을 「학교수익용 기본재산확보 및 부족교실확보」명목으로 20억원에 팔아 84년 이 돈중 12억3천여만원을 방배동과 서초동에 8백여평의 토지 매입비로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땅은 이전부터 상교장 소유였다. 결국 자기땅을 재단돈으로 사면서 매입자금을 착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당시 교사의 신증축을 맡았던 D종합건설측을 상대로 공사부실을 이유로 소송을 벌여 공사대금을 내기는 커녕 오히려 피해보상금조로 4억8천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었다』면서 돈의 용도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빈번하게 실시됐던 감사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은데 대해서는 『감사관들이 교사들에게 찬조금등의 문제를 물었다해도 이 과정에서 무슨 말을 잘못하면 당장 생계가 끊기는 교사들이 제대로 답변을 할 수 없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학교측의 국회 시의회 시교육청등에 대한 로비부분은 『평소 상교장이 「시교육청은 수위부터 꼭대기까지 돈을 뿌려 놓았다」고 말한점으로 미루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느냐』는 반문으로 대신했다.
찬조금 문제를 자신의 해직과 투쟁의 시발점이라고 말하는 이씨는 『86년 담임회의를 통해 학급당 2백만원의 찬조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거부한 3학년 담임 10여명중 4∼5명은 타학교로 전출가거나 학교를 아예 그만두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이때 이후 아플 때도 병원에 제때 가지 못하는등 불이익을 당하다 89년 과로와 스트레스로 이상증세가 나타난 간치료를 위해 당시 의례적이던 사전사직서를 제출했다가 해직됐다. 이씨는 자신이 재직하는 동안 40여명의 교사가 학교를 떠난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김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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