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움직임이 미묘하다. 절상으로 갈것인가, 절하로 갈것인가. 아니면 지금과 같이 달러당 8백10원대 안팎에서 머물것인가. 환율은 수출·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비록 소폭이나마 절상으로 반전하고 있는 원화의 대미달러화환율 추이가 때마침 불황을 탈출하고있는 경기에 역작용을 하지 않을까 불안하다. 지난 17일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달러당 8백6원50전, 이것은 올해들어 최고치였던 지난 1월8일의 8백13원40전에 비해 6원90전, 지난해말에 비해서는 1원60전이 내린것. 각각 0.84%, 0.19%가 절상된것이다. 절상폭 그 자체는 미미하다. 하지만 지난 92년말(달러당 7백88원40전)이후 지속돼왔던 절하가 지난 2월15일 이후 절상으로 돌아섰다는데 의미가 있다. 금융계의 외환관계자들은 올해초 경상수지가 적자이고 외국인주식투자자금유입도 둔화 내지는 오히려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어 달러화의 공급이 줄었으므로 원화의 대미달러화환율이 절상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환율의 절상이 예상보다 앞당겨 왔다』며 『결국 절상폭은 앞으로 외국인 주식 투자한도의 확대에 따른 외화의 유입규모에 좌우될것이다』고 했다.
사실 한국개발연구원(KDI)등 몇몇 국내 연구기관들과 대다수의 외환전문가들은 지난해말 올해는 환율이 절상될것으로 전망했었다. 외화유입의 증대로 자본거래가 흑자로 전환할것이라는 추측에서다. 합리적인 예측이다. KDI는 국제수지(종합수지)가 1백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중앙은행의 개입이 없이 외환시장의 수급에 의해서만 환율이 결정될 경우 원화는 약3% 절상되어 올해의 평균환율은 달러당 7백78원이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의 현재 동향으로는 아직 어떤 대응책을 세우기가 이를지 모른다. 변동의 진폭이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은행, 재무부등 정부의 관계부서로서는 절하의 추세가 멈췄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것이다. 우리는 86년 아시안게임, 88년의 올림픽경기에서 얻은 교훈을 쉽게 잊어서는 안된다. 흑자관리의 실패가 결국은 거품경기를 가져왔고 경제구조의 취약을 결과했다.
특히 우리산업의 경쟁력은 올림픽경기때와도 다르다. 그때보다 금리·땅값·임금등 요소비용의 부담이 훨씬 높다. 무역상사등 업계에서는 환율이 1%만 절상되어도 경쟁력에 엄청난 압력이 가해진다고 말하고 있다. 호경기를 누리고 있는 조선, 자동차, 반도체등 3개의 「효자업종」 가운데서 조선, 자동차등은 외형은 크게 신장했지만 채산성은 나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앙은행등 정부관계기관은 환율절상에 따른 외환시장에의 개입등 손실예방대책을 세워놓아야 한다. 환절상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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