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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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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것을 기피하는 도시나 지역이 심심찮게 있다. 프랑스의 파리등 유럽의 큰도시들과 미국의 캘리포니아주가 그런 곳들이다. 파리에선 에비앙이나 페리에 같은 정수와 생수가 식수로 대용된다. ◆캘리포니아주의 LA나 샌디에이고 같은 도시에서는 수돗물은 아예 허드렛물로 쓰인다. 심산유곡의 호수에서 가져 온 물을 정수처리한 엘로헤드, 스파클레트, 아쿠어등 생수를 사서 식수로 사용한다. 중류이상 가정에서는 주문배달해 마시고 어려운 사람들은 슈퍼마켓이나 식수자동판매기에서 생수를 사다 마신다. 이들 도시나 지역사람들이 수돗물을 기피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수돗물에는 석회분이 많이 녹아 있어, 오랫동안 마시면 신장결석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란다. 캘리포니아주정부의 수도국은 과학적인 분석결과까지 제시하며 잔류석회분의 함량이 문제될것 없다고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곧이 듣지 않는다. 그래서 주정부는 수도 요금의 적자로 골치를 앓고 주민들은 물값의 2중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같은 일이 바로 우리 현실이 될줄이야 누가 생각이라도 했겠는가. 수돗물이 세균이나 유독물질과 중금속등으로 오염돼 있다는 검사결과가 나올때마다 수돗물 불신풍조는 심화돼 왔다. 그럴때마다 불법생수가 날개 돋친듯이 가정에 파고들었다.  ◆생수시판금지가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때맞춰 나온게 지난 8일이다. 보사부는 기다렸다는듯이 16일 생수시판 전면허용 결정을 내렸다. 「산좋고 물좋다」는 이 나라가 수돗물도 마시기 어려운 공해천국이 돼 버린데 대해 일말의 책임을 느끼면서 생수시판결정을 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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