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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국」과 외국인투자/원인성 런던특파원(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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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국」과 외국인투자/원인성 런던특파원(기자의눈)

입력
1994.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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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투자」하면 우리는 거부감을 먼저 갖는다. 경제개발 초기의 무분별한 공해산업유치, 정부의 지나친 보호, 이윤 빼돌리기등 지난날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는 「외국인 투자=경제침략」으로 등식화되는 국수주의적 사고도 적잖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세계경제현실에서는 이런 인식은 설득력이 없다. 다른 나라에 투자해 기업을 현지화하는 한편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여 자국의 국부를 창출해 나가야 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투자유치와 해외투자는 요즘 유행어가 되다시피한 「국제화」의 정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영국은 외국기업들의 투자천국이다. 영국이 이런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영국인들의 외국인 투자관 때문일 것이다. 이들에게는 신기할 정도로 「자국산업」이란 개념이 희박하다. 어느나라 돈이든 일단 영국땅에 떨어지면 영국산업을 발전시키고 영국인의 일자리를 늘린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태도가 자국산업의 몰락등을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마전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인들의 국수주의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외국인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 적이 있다.

 몇가지 지표를 살펴보면 이런 시각이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돈은 모두 10억4천만달러, 반면에 경쟁상대인 중국에는 1백12억달러, 말레이시아에는 41억달러가 들어갔다. 한편 지난 68년 이후 작년까지 우리나라의 총 해외투자는 65억7천만달러, 비교하기도 쑥스럽지만 일본은 지난 한해동안 영국에 30억달러를 포함해 유럽에만 70억6천만달러를 쏟아부었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한국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보다도 국제화가 덜 된 나라다. 우리에게 지나치게 폐쇄적인 측면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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