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핵문제가 또다시 교착되어 원점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인가 하는 중요한 시점에 접어들었다. 특사교환을 위한 7차 남북실무접촉은 견해차이로 무산됐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팀이 2주만에 평양에서 돌아왔으나 사찰활동이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북한의 외교부대변인이 『특사를 강요할 때는 장차 핵사찰을 보장 못한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만 하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이러한 협박에 흔들리거나 물러서서는 안된다. 이럴 때일수록 보다 강경한 자세로 임해야할 것이다.
어제 7차 남북접촉에서 남측은 조속한 특사교환을 실현하자며 아량과 양보로써 북측주장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 즉 북측이 제시한 7개 전제조건중 민족대단결 도모와 민족자주성을 지키는 문제등을 「조국통일실현문제」로 포괄하는 한편 북미간 3단계 회담예정일인 21일 이후에 특사가 교환돼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럼에도 북한이 특사교환원칙합의를 먼저 발표하고 후에 절차문제를 논의하자고 고집한 것은 여전한 특사교환의 기피와 함께 한미간의 굳은 공조체제를 시험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아야 할것이다.
특사지연과 함께 전세계의 관심은 IAEA의 사찰결과에 쏠려 있다. 과연 얼마나 플루토늄을 생산했고 또 핵물질을 군사목적등에 전용했는가는 3∼4주가 지난 뒤에야 밝혀지겠지만 북한이 사찰에 동의했던 7개 신고시설중 녕변의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샘플(시료) 채취를 거부한데다 봉인부분등이 훼손됐다는 소식들은 심상치가 않다.
IAEA가 금명간 임시이사회를 열어 1년반만의 재사찰에 대한 1차적 평가와 더불어 북한태도의 성실성을 검토하겠지만 이는 특사교환과 함께 3단계회담의 성사여부를 판가름짓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하겠다.
북한은 이처럼 불성실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15일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미와의 합의는 남북실무접촉 뿐임에도 합의문 보다 더 전진하여 특사교환의 실현이 문어귀에까지 도달한 상태』라고 뻔뻔스런 거짓말을 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 북한의 속셈은 뻔하다. 3단계회담은 예정대로 하겠다는 의지이나 특사는 끝까지 조건을 붙여 막바지에 형식적으로 합의하거나 1∼2차왕래해도 미합의상태를 견지하고 핵사찰은 IAEA의 1차평가를 보아 방사화학실에 대한 사찰을 조건을 붙여 허용한다는 전략인듯 하다. 한마디로 끝까지 특사교환을 지연시키는 한편 핵사찰을 어렵게 허용하되 더많은 것을 얻어내겠다는 것이다.
되풀이 말하거니와 이런 불법적이고 무원칙한 북한의 책동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3단계회담과 그로 인한 대미관계개선등을 절박하게 원하는 것은 북한이니 만큼 북미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지루한 실무접촉의 중단 고려와 함께 팀스피리트훈련재개는 물론 IAEA의 사찰평가를 보아 대북강경제재문제를 적극 제기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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