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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일·동남아시장 본격진출(한국문화 세계로 간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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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일·동남아시장 본격진출(한국문화 세계로 간다:11)

입력
1994.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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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출간·잡지 연재·전시회등 활발 일본만화의 범람과 공식적인 수입개방의 위기 속에 만화업계가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질·양적으로 성장한 국산만화가 연간 수십조원에 달하는 동남아 만화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85년 이후 일본에서 이재학의「검신검귀」, 이현세의「활」, 이희재의「조선의 역사」등이 단편적으로 소개되다가, 최근에는 대만 홍콩 등에서도 잡지 연재, 단행본 출간, 만화영화 합작제작, 전시회개최 등 다양한 형태로 시장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만화 대규모 수출의 물꼬가 트인 것은 93년 8월 국내 중개업체인 「천하만화」가 인기만화가들을 대만 만화업체와 계약을 맺게하고 부터이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현세의「뽕짝」, 하승남의「천하일지」, 지상월의「붉은매」등이 이때 소개된 작품들이다.  

 이 중 「뽕짝」과 「천하일지」(대만서「풍류롱마」로 연재)는 청소년 만화주간지인「맥스」에 연재되다가 최근 단행본으로 출간되었고 「붉은매」(북두적응으로 연재)는 주간지「톱」에 현재까지 실리고 있다.

 또 「아이큐 점프」에 실리는 박산하의 「진짜 사나이」, 박성우의「용신전설」등 6개 작품이 「맥스」와 계약을 맺어 3월말부터 소개될 예정이다. 동시에 6개 작품이 계약을 맺은 것도 처음이지만 계약금도 총 1억원을 넘어 획기적이라 할만하다.

 세계를 주름잡는 일본에도 국산만화는 힘있게 진출되고 있다. 한국의 토속적 풍물을 소개하는 오세호의「수국 아리랑」이 주간잡지「모닝」에 87년부터 7년째 실리고 있고 지난달부터는 황미나의 「윤희」가 연재되기 시작했다.

 또 4월에는 히로출판사에서 「붉은매」「헤비메탈 식스」「블랙 코브라」 등 3개 작품이 단행본으로 출간되며 이중 「붉은매」는 일본과 합작으로 만화영화로 제작돼 내년 3월 한국 일본 대만 홍콩에서 동시에 개봉될 예정이다.

 국내만화를 일본에 전시하는 행사도 다채롭다. 작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오사카와 도쿄에서 이희재 박재동씨등 시사만화가 6명이 참가한 「한일 한칸만화 전시전」이 열렸고 지난 2월 미노시에서는 최정현씨가 개인전을 가졌는데 모두 큰 호응을 얻어 한국만화의 진출 가능성을 밝게 했다.

 만화영화도 한국방송공사가 91년에 환경영화인「지구는 초록별」을 제작해 뉴욕 영화페스티벌의 만화영화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한 후 동남아와 유럽에 수출했다. 

 작년에는 MBC프로덕션이 40억원을 들여 제작한 「꿈돌이」가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 등 30여개국에 수출됐고 현재도 구입주문이 계속 늘어 97년까지는 90여개국에 총 6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원복교수(덕성녀대)는 『치밀한 기획과 투자만 있다면 세계만화시장에서 미국 일본에 맞설 수 있는 나라는 잠재력(재능)이 뛰어난 우리나라 뿐이다. 단기적으로는 단행본보다 잡지중심의 만화육성책을 펴고 장기적으로는 인력양성을 통해 만화산업을 유망한 문화수출산업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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