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파괴로 멸종위기/미 오리건주립대 연구팀 조사/강한 자외선B 부화막아 봄이 와도 개구리울음소리를 듣기 힘들다. 전세계적으로 개구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억년전 지구상에 모습을 나타냈고 공룡을 멸종시킨 빙하기에서도 살아남았을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개구리가 왜 갑자기 사라지는것일까.
개구리를 멸종의 위기까지 몰아간 유력한 원인이 오존층파괴로 인한 자외선B의 증가때문이라는 실험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달초 미국 오리건주립대학의 양서류·생물유전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 90년부터 오리건주 케스케이드산맥에서 개구리생태 조사를 계속한 끝에 점점 강해지는 자외선B가 개구리멸종의 원인임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개발의 손때가 묻지 않은 오리건주 케스케이드산맥은 맑은 호수와 삼림이 어우러진 자연의 보고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호수주위에 서식하는 케스케이드개구리와 서양두꺼비의 수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같은 곳에 사는 태평양청개구리의 수는 변함이 없는 수수께끼같은 일이 생겼다.
오리건팀의 관찰결과 수가 줄고 있는 두 종류의 개구리는 직사광선이 쏟아지는 물밑 얕은 곳에 알을 낳는다. 반면 청개구리는 나무그늘이나 물밑 깊은 곳을 이용한다. 부화율은 청개구리가 1백%. 그러나 케스케이드개구리와 서양두꺼비는 45∼65%에 불과하다.
오리건팀은 이곳에서 이들 세종류의 개구리알 1천개를 72개상자에 담았다. 상자는 태양광선으로부터 자외선B를 차단하는 필터를 설치한것과 설치하지 않은것 두 종류였는데 부화율은 역시 필터설치상자쪽이 20∼25%포인트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자외선B는 개구리알세포의 핵에 있는 DNA의 나선(나선)구조를 변형시키는데 개구리에 따라 복구능력에 차이가 있다. 오리건팀은 수가 줄어드는 케스케이드개구리와 서양두꺼비의 복구능력이 약하다는 점과 이에따라 햇살좋은 곳에 알을 낳는 습성과 자외선B가 이들 두 종류의 개구리를 멸종위기로 몰아넣는 원인이라는 결론을 얻어냈다.
그런데 자외선B가 왜 갑자기 강해지기 시작한것일까. 지난해 토론토의 캐나다환경연구소가 발표한 관측데이터는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오리건주가 위치한 북위 45도는 최근 4년간 오존층이 엷어졌고 자외선B의 강도도 높아졌다는것이다.
오리건팀의 연구결과는 최근 전세계적인 개구리감소현상을 해명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는것으로 평가된다. 【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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