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삶의 애환과 생명력 노래” 부산에서 활동하는 시인 최영철씨(38)가 시집 「홀로 가는 맹인 악사」(푸른숲간)를 펴냈다. 그는 두꺼운 안경과 어눌한 말씨로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그의 시 또한 편안한 독후감을 준다.
시를 발표한지 10년이고 3번째 시집을 냈지만 그의 시는 늘 중산층이거나 또는 중산층이 채 되지 못한, 평범한 이웃들에 대한 애정으로 향기롭다. 그 향기는 향수병에서 뿜는 향기라기 보다는 비누냄새, 혹은 로션냄새 정도의 향기처럼 느껴진다.
『도시 외곽, 주변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로 쓰고 싶었습니다. 량극단을 끌어당겨 화해시키는것이 시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시는 서민적이고 따뜻하다. 산업화된 도시에서 별 혜택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쓸쓸하지 않고, 사회불평등에 비판적이나 모진 목소리는 아니다.
<세 곡의 연주가 끝나도록 동전 한 닢 받지 못한> 맹인악사, 동네 이발소, 1천원짜리 시계 등은 소외된 사람들의 실체를 나타내면서, 동시에 이들의 생명력을 드러내는 소재이다. 세 곡의 연주가 끝나도록 동전 한 닢 받지 못한>
<목소리로 듣던 메밀묵장수를 골목어귀에서 만났네 커다란 함지박을 이고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가는 그이는 주름살이 가득한 할머니 … 가뭄에 장다리꽃처럼 비비꼬여도 목소리는 저렇게 살아나누나 외침만은 저렇게 일어서누나> (「메밀묵 장수」 중에서) 목소리로 듣던 메밀묵장수를>
그는 『경제적·정신적 불평등의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질것이다. 작은 이야기를 명징하게 나타냄으로써 큰것을 유추할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말한다.
8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연장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그는 시인 그룹 「시힘」과 부산에서 발행되는 문예지 「지평의 문학」의 편집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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