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의혹과 억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미백악관과 뉴욕의 월가를 흔들어 놓고 있는 화이트워터 스캔들은 언론의 정치적 역할에 관한 시비가 제기되는 시점까지 왔다.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 뉴스의 양적 팽창으로 전능에 가까운 감각을 지녔다는 미국의 언론은 다시 한번 백악관과 정면충돌의 길로 가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부부가 15년전 벌인 투자사업이 최근 몇주간 머리기사들을 독점하면서 정부를 마비상태로 몰아넣고 있는것이다.
화이트워터 스캔들은 국민의료제도, 개혁문제나 국가경제회복, 실업대책등 국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문제들을 뒷전으로 밀고 있다. 방송과 신문은 특종에만 열을 올려 3대TV는 지난주 화이트워터 스캔들에 관해 1백79차례 보도했고 7대 주요신문은 92건을 보도했다. 이같은 양은 『지나치게높은 수준』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지 대중매체담당 하워드 커츠기자는 지적한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수그러들 조짐은 없다. 일요일 아침 대담프로를 방영하는 3대TV는 지난주 약속이나 한 것처럼 로이드 커틀러 신임 백악관 법률고문을 출연시켜 거의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게 했다.
언론이 열을 올리는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 국민들은 그저 담담한 반응을 보일뿐이다. 버지니아대 래리 사바토교수(언론학)는 『국민들은 스캔들에 익숙해 과대포장을 에누리해서 볼줄 안다』고 말한다. 문제는 보도속에서 사실과 억측의 구분이 점점 불분명해지고 있다는데 있다. 소문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다 보면 최근 월가의 민감한 반응처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수 있다.
중견앵커맨 월터 크롱카이트도 뉴스의 「대중지화」를 경고하면서 『일반적으로 인쇄매체나 방송매체 모두 보도수준이 저하됐다고 생각한다』고 질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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