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습놀이 대통령상 이임례씨 소리인생/현직 국악강사와 이씨아들이 주인공맡아 국악의 해를 맞아 「서편제」의 뒤를 잇는 또 한 편의 국악영화가 탄생했다.
이일목감독이 최근 완성한 영화 「휘모리」(대일필름 제작)는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명창 이임례씨(54)의 소리인생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4월중 개봉될 예정이다.
「휘모리」는 국악에서 가장 빠르고 신명나는 장단으로 주인공 이씨의 인간승리를 상징한다. 50이 넘은 나이에 대사습을 통해 등단한 이씨의 삶은 픽션이상의 드라마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소리를 향한 집념과 소리를 이루기까지의 험난한 여정도 생생하게 담고 있어 국악의 해에 걸맞는 영화라는게 국악계의 평이다.
「휘모리」는 소리에 끌린 17세의 이임례처녀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도국악원을 찾아 당시 남도 소리판을 석권하던 명창 이병기씨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데서 시작된다.
세상의 비난속에 이씨와 부부로 맺어진 이여인은 남편의 병사등 갖가지 시련에도 불구하고 소리에 매진,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의 영광을 차지한다.
이 작품에는 원로로부터 중견, 신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악인들이 출연진과 스태프로 참여, 작품의 완성도와 함께 국악의 해를 맞는 의의를 살리고 있다.
92년 전주대사습놀이 일반부차상을 차지한 국악계의 기대주 김정민(26·국악예고 강사)과 주요무형문화재 제59호(아쟁)로 이씨의 친아들인 이태백(34)이 각각 주인공 이임례와 그의 평생의 연인이자 스승인 이병기역을 맡았다.
한국제일의 고수인 인간문화재 박병천씨(박석주역)와 명창 조통달씨, 전북대국악과 교수인 한국무용가 채향순씨등이 극중 주요배역으로 출연하며 국악과 양악의 접목에 큰 기여를 해온 작곡가 김영동씨가 음악을 맡아 본격적인 국악영화로 격을 갖추고 있다.
「휘모리」가 완성되자 국악계에서는 국악의 해를 빛낼 영화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본 이성림한국국악협회이사장은 『영화의 제명처럼 슬프면서도 힘있고 신명나는 작품』이라며 『국악인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관람, 우리소리의 참뜻을 새길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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