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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종식후 경영난… “살길찾자”/미 군수업체들/감원·합병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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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종식후 경영난… “살길찾자”/미 군수업체들/감원·합병 “바람”

입력
1994.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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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들어 연이어… “3∼4년 계속”전망/노드롭서도 “그루만매입”… 인수 경쟁도 요즘 미 뉴욕 월가는 그루만사를 놓고 벌이는 군수산업체들의 기업인수 경쟁으로 술렁이고 있다. 마틴 매리에타사가 지난 7일 19억3천만달러에 그루만 합병을 발표하자 노드롭사가 11일 이보다 높은 20억4천만달러에 공개매입을 하겠다고 치고 나왔다. 이 인수경쟁 바람에 경영난으로 매각을 결정한 그루만사의 주식은 지난 3일 불과 36달러에서 11일 64달러까지 치솟았고 많은 투자자들이 돈방석위에 앉았다. 그루만사가 어느 회사로 합병될지를 놓고 월가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그러나 월가투자자들의 환호와는 달리 그루만사 인수 경쟁은 미국 군수산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반영하는 것이다. 미 군수산업계는 냉전종식이후 국방예산의 대폭감축으로 현상유지가 불가능하게 됐다. 따라서 지난 90년 이래 군수업체들은 감량경영으로 돌아섰고 끝내는 「먹느냐, 먹히느냐」의 기업합병 전략에 골몰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노드롭은 마틴 매리에타사에 그루만을 뺏긴다면 장차 노드롭마저 합병당할지 모른다는 위기를 느낀 나머지 적극공세에 나섰다. B 2 전폭기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 노드롭은 99년에 이 기종의 납품계약이 끝나게 되어 앞날이 불안하다. 더욱이 세계 최대의 항공 및 우주 전자장비업체인 마틴 매리에타사가 그루만과 합병할때 노드롭은 상대적으로 왜소한 군수업체로 전락하게 되고 끝내는 합병의 위험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군수업체의 합병은 냉전종식무드가 뚜렷해진 지난 90년 로랄사가 포드자동차의 항공부문을 인수하면서 불길이 번졌다. 92년엔 휴즈항공이 제너럴 다이내믹스 사로부터 미사일부문을 인수하는등 2건의 합병이 있었다. 클린턴미대통령취임이후인 93년에는 마틴 매리에타가 제너널 일렉트릭(GE)의 항공우주분야를 30억달러에 사들이는등 4건의 인수가 이루어졌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군수산업체의 합병은 절반도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3∼4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패트리어트미사일 생산으로 잘 알려진 레이션사의 경우 지난 9일 앞으로 2년간에 걸쳐 현재 인력의 7%인 4천4백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레이션사는 군수산업에서 상업용항공기 냉장고제조 건설등 민수용산업으로 전환을 그나마 잘해 가는 회사로 분류되고 있다. 그루만사같이 민수용으로의 전환이 여의치 못한 군수업체는 지난 87년 3만3천명이었던 종업원을 1만8천명으로 절반이나 줄였지만 국방예산축소라는 새 환경에 견딜수 없어 다른 회사로의 합병을 결정한 것이다.

 미국정부는 그 나름대로 군수산업의 경영개선을 도와주기 위한 궁여지책을 짜내고 있다. 국방장관이 기업합병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정부가 지난 10월 록히드사등 군수업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첩보위성 기술을 수출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군수산업의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지상의 소형승용차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 사진촬영은 미국만이 보유한 첨단기술로 지금까지 해외판매는 상상할 수 없었다. 록히드사등 첩보위성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는 군수산업체는 해외시장에 위성사진 주문생산은 물론 첩보 위성을 팔 수 있는 허가를 요구해 왔다. 

 결국 군사안보보다는 경제안보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클린턴정부는 첩보위성의 수출상품화를 결정하고 나섰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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