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검사 실형에 만족한듯 서둘러 퇴정/부인 현씨 “대법서 무죄 입증될것” 눈물 박철언의원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14일 하오 2시 가족과 국민당관계자등 2백여명이 법정을 가득 메운 채 팽팽한 긴장감속에 진행됐다. 그러나 실형선고에도 불구하고 1심때와는 달리 고함소리 한번 없이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박피고인은 지병인 협심증등으로 건강이 상당히 좋지 않은듯 얼굴이 많이 붓고 굳은 표정이었으나 판결문이 낭독되는 동안 시종 꼿꼿한 자세로 재판장을 응시했다. 박피고인은 실형선고가 나자 충격을 받은듯 멍한 표정으로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으나 감정변화를 드러내지 않은채 조용히 퇴정했다.
○…박의원의 부인 현경자씨(47)는 딸과 함께 비교적 밝은 모습으로 법정에 나왔으나 실형이 선고되자 눈물을 글썽이며 『이번에는 그나마 기대를 걸었는데 너무 실망스럽다』며 『상고심에서는 무죄가 입증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피고인의 비서실직원들은 결과를 미리 예견한 듯 공판이 끝나자마자 재판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보도자료는 『이번 판결결과는 재판부가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속에 박의원의 결백을 입증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담당 홍준표검사는 이날 상오 『무죄가 선고되면 사표를 쓰겠다』던 평소의 공언을 되풀이하면서도 다소 초조한 모습이었으나 실형이 선고되자 만족한 표정으로 서둘러 법정을 나섰다.
○…변호인측은 『재판부가 선고공판을 불과 열흘남짓 앞두고 사건을 새로 맡은만큼 사건을 충분히 재검토할 수 있도록 변론을 재개하기를 기대했는데 임박한 구속만기일을 의식,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즉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들은 특히 재판부가 『단순목격자에 불과한 홍성애씨의 법정증언이 이뤄지지 않은것이 실체판단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밝힌것에 대해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재판장 성기창부장판사는 「성급한 판결」이란 비난을 예상한 듯 선고에 앞서 『기록을 검토한 결과 전재판부가 충분한 사실심리를 했다고 판단했고, 「양심선언」논란에 따라 정덕진씨의 재증언도 들었다』고 재판진행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성부장판사는 당초 사건을 맡았던 항소2부 이흥복부장판사가 지난 1일자 인사에서 부산고법부장판사로 승진하고 후임에 변호인 곽동헌변호사의 동생인 곽동효부장판사가 임명돼 법원이 재판부를 재배정하는 바람에 사건을 맡았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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