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에 재개봉/필름 새로 뜨고 녹음 「돌비」로… 큰호응 X등급(미성년자 관람불가)을 받은 영화로는 유일하게 아카데미작품상을 수상한 「미드나이트 카우보이」(MIDNIGHT COWBOY·69년)가 개봉25주년을 맞아 필름을 새로 뜨고 돌비스테레오로 녹음을 재구성해 최근LA와 뉴욕서 재개봉,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맨해턴의 타임스스퀘어에 내팽개쳐진 비천한 두남자의 꿈과 좌절과 우정을 그린 이 작품은 메이저스튜디오(UA작) 영화로는 최초로 X등급 딱지를 달고 일반에 공개돼 당시 큰화제가 됐었다.
이 영화가 포르노영화취급을 당하는 X등급(현재는NC―17)을 받자 여러극장들이 상영을 거절하고 신문들은 광고를 실어주지 않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대단해 1천4백만달러(제작비3백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빅히트를 했고 아카데미 작품상외에 감독상(존 슐레진저)과 각색상(왈도 솔트)등을 받았었다.
주인공은 조 빅(존 보이트)과 래초 리조(더스틴 호프먼). 조는 텍사스주 깡촌의 접시닦이로 떡벌어진 몸하나를 밑천으로 삼고 뉴욕으로 올라온다.
카우보이모자에 부츠 그리고 사슴가죽재킷을 입고 뉴욕행버스에 올라탄 조의 꿈은 섹스에 굶주린 뉴욕 유한마담들의 연인이 되는 것이다.
래초는 타임스스퀘어에 칩거하는 「인간쥐」. 더러운 이빨에 기름때가 반질반질 도는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밭은 기침을 하며 다리를 저는 그는 서푼짜리 사기꾼이다.
외모와 성격등 같은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조와 래초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둘다 살벌한 세상을 떠도는 외로운 바닥인간이지만 꿈이 있다는것. 그러나 두사람의 지고한 꿈은 뉴욕이라는 대도시 현실의 찬바람을 맞고 동사하고 만다.
「미드나이트 카우보이」는 이같은 두 외로운 몽상가의 지순한 러브스토리이자 참된 인간관계에의 갈망 그리고 고독에 관한 고찰인데 가슴을 쥐어짜듯 비극적이면서도 얄。게 우습기까지 하다.
도덕성의 한계를 과감히 뛰어넘고 할리우드영화에 성의 혁명을 일으킨 이 작품은 솔직한 성의 묘사와 동성애 그리고 마약과 나체와 남창등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수 없었던 내용을 다뤘는데 비평가들은 비로소 어른들이 대면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주제를 가진 진짜 「어른영화」라고 칭찬했었다.
특히 7백여만명의 집없는 사람들이 길거리를 헤매는 요즘 미국의 세태와도 맞아 떨어지는 바가 있어 다시 봐도 현실감이 있다.
「미드나이트 카우보이」는 당시만 해도 영화배우로는 풋내기인 연극배우 보이트와 호프만의 할리우드입지를 확고히 해준 작품이다. 두 사람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절정에 이르렀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것으로 두 사람 모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다. 그러나 영광은 동정표를 얻은 노장 존 웨인(진정한 용기)에게 돌아갔다.【미주본사편집국장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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