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접전 국내선 「백 불리」 정리/알지못한 고바야시 기성 뺏겨 『고바야시의 패인은 한국바둑을 몰랐기 때문이다』 『일본기사들도 타이틀을 따려면 한국바둑을 먼저 연구하라』
10일 끝난 일본 기성전 도전7번기 제6국에서 고바야시 고이치(소림광일) 9단이 조치훈 9단에게 패배한것은 바로 한국바둑에 대한 연구가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대국초반 좌상귀에서 일어난 변화가 이미 4년전에 국내기사들의 연구집단인 충암연구회에서 「백불리」라는 결론이 내려져 있는 모양과 똑같았기때문.
즉 실전의 백 6부터 18까지 진행된 접전에 대해 당시 충암연구회에서 양재호 7단 최규병 6단 유창혁 4단 이창호 4단 윤성현 초단(모두 당시 단위) 등 국내기단의 신예강호들이 각종 변화를 시시콜콜히 분석해서 「어떻게 변화해도 백이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으며 이 결과는 90년 바둑 12월호에도 일부 소개되었던것.
따라서 대국당일 초반 10여수의 수순이 한국기원 기사실에 전해지자 기사들은 대뜸 『이건 백이 망하는 그림인데. 고바야시가 걸려들었군』 『고바야시가 왜 저 수를 들고 나왔지』 『한국말을 모르니까 월간바둑을 못 봤겠지』 『조 9단은 아마 알고 있을 걸』 『조 9단이야 한국말도 잘알고 평소 한국바둑을 많이 연구하는 사람이니까 물론 이 변화를 다 알고 있겠지』하며 조 9단의 낙승을 때이르게 전망하기도 했다.
결국 이 바둑은 초반에 백이 좌상방면에서 당한 손실을 만회하지 못하고 완패하고 말았다.
지난해 한국바둑이 세계 4대기전을 모두 석권한 사실이 증명하듯 한국바둑은 이제 명실상부하게 세계최고수준에 이르렀다는것은 이미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연초에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진로배 대회에 참가했던 한국기원 관계자는 『중국기원에 가보니까 온통 한국 바둑책만 보고 있어 새삼 한국바둑의 위상이 높아진것을 실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바야흐로 전세계가 한국바둑을 연구하는 시대가 된것이다.
1도는 기성전 제6국 실전의 진행(흑 조치훈 9단)이며 2도는 월간바둑 90년12월호 115쪽 「충암연구회 연구보고서」에 실렸던 내용.
충암연구회 보고서는 백이 2도와 같이 백 3으로 젖히는것은 흑 8, 10으로 준엄한 반격을 받아 곤란하므로 백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백 7로 3도와 같이 늦춰받거나 애초에 4도처럼 맞끊는 수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실전과 같이 흑 5가 한칸 낮게 놓여 있는 경우에는 백 8로 붙이는것 자체가 더 무리수로 이후 어떻게 변화한다해도 백에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있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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