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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키우려면 전문가가 최고”/「기술계 출신 사장시대」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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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키우려면 전문가가 최고”/「기술계 출신 사장시대」활짝

입력
1994.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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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업체 「빅3」사령탑 모두 이공계전공/재벌그룹서도 엔지니어우위 추세 뚜렷 「대기업사장이 되려면 우선 이공계 대학부터 나와야 한다」 지난 10일 포항제철 대표이사사장에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의 생산기술전문가 김종진부사장이 전격발탁되면서 한국전력 이종훈사장(서울대 전기공학), 한국중공업 이수강사장(영남대 화학공학)과 함께 국내 국영제조업체「빅3」의 경영사령탑이 모두 엔지니어로 채워지는등 최근들어 이공계출신의 엔지니어가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업체의 전문경영인으로 발탁되는 사례가 두드러지게 늘고있다. 이공계출신의 기술전문가가 경영 일선에서 지휘봉을 잡는 사례는 민간대기업에선 이미 상식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와 미MIT대학원을 졸업한 배순훈대우전자사장등 상당수의 이공계출신 경영인들이 오래전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연초까지 진행된 삼성 럭키금성등 국내 14개 재벌그룹의 정기인사에서도 기술전문가들이 대거 발탁돼 기술자「우위」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14개 그룹은 지난해 10월이후 모두 52명의 대표이사(부사장 전무겸임포함)를 새로 배출했는데 이들을 전공별로 보면 공대출신이 18명으로 가장 많고 상대가 15명, 법대 7명, 문리대 영문과 5명, 정치외교학과 4명등으로 나타났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주요기업체의 사장들이 거의 대부분 상경대나 법대출신으로 메워지던 사실과 비교할 때 놀라운 변화다.

 엔지니어출신들이 잇따라 주요기업의 대표이사로 발탁되는 배경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문민정부 출범이후 임명된 국영 제조업체사장이 하나같이 기술전문가인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공계출신의 기술전문가가 경영 일선에서 지휘봉을 잡는 사례는 민간대기업에선 이미 상식이다.

이 관계자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내세우는 정부인만큼 엔지니어 등용은 필연적 수순이라고 설명한다. 국영기업체는 국내에선 대부분 독점적지위를 누리지만 개방화 국제화시대를 맞아 앞으론 선진국의 유수 대형업체와 사활을 건 한판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기술혁신 생산성제고 품질개선등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쟁취해야 할 각종「고지탈환」전투를 수없이 치러야 할 입장이니 비전문가를 지휘관으로 내세울 경우 참패가 뻔하다는 지적이다.

 또 어두운 구석이 많았던 지난 시절에는 누가 정치권력과 더 가까우냐에 따라 차관도입과 정책자금 수혜, 세제감면등 각종 특혜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가 좌우됐던게 사실이다. 또 권력에 밉보였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유수의 재벌그룹이 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기업여건이 투명해지면서 정치권이나 관계에 두루 줄을 깔아놓은 「마당발」인사보다 한 우물만 묵묵히 파 「세상물정」모르는 사람쯤으로 치부되던 기술전문가가 이제 훨씬 더 경쟁력을 갖게 됐다는 얘기다.

 민간 대기업이 전문가발탁에서 공기업보다 한발 앞선 이유가 치열한 대외경쟁과 투명한 내부 의사결정과정을 먼저 겪은 때문일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공부관계자는『개방과 규제완화가 진전될수록 민간기업 인사에서 기술전문가 우대경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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