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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의 두얼굴/김동국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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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의 두얼굴/김동국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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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통신이 며칠동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지하통신공동구에 대한 관리부실로 야기된 통신공황의 후유증은 사고발생 3일째인 12일에도 계속돼 창신동등 일부동네는 고도정보화시대의 외딴섬신세를 못면하고있다. 통신공황, 통신대란이란 표현이 조금도 과장되게 들리지않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번 사태도 대형사고가 항상 그랬듯이 애꿎은 서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고있다. 동사무소는 일반전화와 행정전화가 먹통이 돼버렸고 팩시밀리도 움직이질 않아 개점휴업상태이다.

 창신2동의 파출소는 컴퓨터전산망이 끊겨 차적조회, 주민조회업무등을 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있다. 한국통신측이 긴급가설한 무료이동공중전화는 크게 모자라 항상 장사진을 치고있다. 급한 용무가 있는 시민들은 옆동네로 줄달음 쳐야한다. 공중전화차례를 기다리던 어느 주부는 『가족중에 위급한 환자가 있어 여차하면 구급차를 불러야한다』며 『전화가 안돼 밤중에는 마음을 졸이며 뜬눈으로 지새기일쑤』라고 호소했다.

 국민들이 입은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엄청난데도 주무기관인 한국통신은 11일 통신구화재로입은 광케이블등의 선로피해만을 재빠르게 챙겨 8억여원이라고 발표했다.

 한국통신은 이용약관을 들먹이며 전용회선의 경우 고장신고를 한 시점에서부터 계산해 요금을 감액해주겠다는 「장삿속」만 내보이고있어 가입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특히 4년전에 이미 사용하지않기로한 「호적상의 이름」인 한국전기통신공사라는 명의로 일간지에 사과광고문을 내고있어 스스로 두얼굴임을 드러내고있다. 얼마전까지도 『한국통신이라고 불러주세요』하던 홍보의 목소리가 귓전에 생생한데도. 한국통신이 만에 하나 공사의 이미지보전을 위해 옛이름을 사용했다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행위와 다를바 없다는 비난을 감수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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