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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서 맺은 사랑 늘 푸르죠”(가족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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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서 맺은 사랑 늘 푸르죠”(가족이야기)

입력
1994.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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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승무원 한윤원·김현수 부부/“비행 동승땐 선후배로 돌아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는 가족이다. 사회의 변화를 따라 부모 형제 부부사이의 관계도 새롭게 설정된다. 또 가족간의 관계가 달라지면서 세상이 바뀐다고도 할 수있다. 변화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발굴, 연재한다.【편집자주】  한윤원(31 ·아시아나항공 승무부 부사무장), 김현수씨(27·아시아나항공 선임승무원) 부부는 비행기에서 사랑을 싹틔워 정을 쌓아가는 신세대 가족이다.

 남편 한씨가 비행기를 탄지는 5년4개월, 부인 김씨는 4년째로 접어든다.

 『비행훈련원에 들렀을때  교육을 받고 있던 현수씨가 눈에 뛰었지요. 선배로서 먼저 경험한 승무원세계와 근무요령을 말해 주었더니 고마워하더군요』

 누구든 교육을 마치고 첫 비행에 나설때는 몹시 마음이 설레고 걱정을 하게 마련이다. 부인 김씨의 첫 비행 목적지는 제주였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승무원명단을 보니 한윤원씨가 들어있었다. 순간 묘한 감정에 빠졌었다고 김씨는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

 『많은 승무원중에 같은 조로 편성돼 함께 비행기를 타는 경우는 드문데 윤원씨와는 유달리 한 조가 된 적이 많았어요. 마치 하나님이 부부의 인연을 맺어 주시려 한 것같아요』

 김씨는 91년 11월 한씨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결혼을 약속하면서 승무원생활을 계속한다는 보장을  「각서」로 받아냈다.

 결혼생활은 여느 부부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한달중 절반이상을 떨어져 지내야 한다.혹시 같은 비행기를 탈라치면 직장 선후배사이의, 철저한 직업인으로 돌아가야 한다. 부인 김씨가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남편 아닌 선배로서 한씨가 호된 꾸중을 하기가 예사이다.

 그래도 무언중에 오가는 격려는 서로에게 큰힘이 된다.『결혼후 달라진 것은 외국에 나갔을때 숙소에서 같은방을 쓰는 것이지요. 동료들의 시샘과 부러움을 한껏 삽니다』한씨의 말이다.

 부부 승무원의 생활이 로맨스로만 가득 한 것은 아니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한신아파트 한씨 부부의 집 메모판에는 이런 쪽지가 붙어 있다.「사랑하는 윤원씨. 샌프란시스코 비행. 집에 없는 3박4일동안 식사 거르지말고 시간나면 슈퍼에서 세제좀 사놓기 바람」 「비행에 고생했을 현수씨. 설거지 못해 미안하고. 비행스케줄 잡혀 싱가포르 감 」.

 남편 한씨는 한달에 반을 아내가 집을 비우기 때문에 결혼후 총각때도 하지않던 설거지 빨래 쇼핑등을 직접 해야 한다.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도 하기 힘든 승무원생활을 불평없이 해내는 아내모습을 보면 불만도 눈 녹듯 사라진다. 요즘에는 통장관리까지 한씨가 맡아 모든 집안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 서로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게 하고 가정의 화목을 지켜주는 행운으로 생각한다면서 한씨부부는 올해는 아기를 낳고 승무원부부로 정년을 맞기까지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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