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국제화”영역 열정/20여편 번역… 「태평천하」 미서 큰호응 전경자씨(49·성심녀대교수)는 최근 한국문학의 영역에 가장 큰 열정을 기울여 온 영문학자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영역출판된 소설 「태평천하」(채만식 작·영어명 PEACE UNDER HEAVEN)가 영문학권에서 좋은 평을 받았고, 올해는 「무기의 그늘」(황석영 작·영어명 THE SHADOW OF ARMS)이 미코넬대의 「동아시아 시리즈」로 출판돼 나온다.
또 자신이 이미 번역한 작품을 다른 외국 출판부에서 낼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으며, 채만식의 단편집을 번역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가 번역한 작품은 「회색인」(최인훈 작) 「천둥소리」(김주영 작), 「불놀이」(조정래 작) 등 장편만 5편, 「이어도」(정한숙 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작)등 중단편 20여편에 이른다.
지난해 미국 M E 샤프사에서 출판돼 크게 호평을 받았던 「태평천하」는 그의 번역에 대한 열정을 극명하게 드러냈다고 말할 수 있다.
「태평천하」는 영문학권에 알려진 한국 작품으로는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한국 전쟁의 기원」이란 책으로 유명한 브루스 커밍스를 비롯해 하버드대 교수인 카터 에커트로등 미국의 한국 전공자들이 극찬했다.
지난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시아 연구 협회」에서도 소개됐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영문 시사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가 서평을 실을 정도였다.
그는 『원작이 워낙 좋았다. 이런 책을 전에 몰랐다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외국에서도 생명력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고 흐뭇해 했다
그는 85년 번역을 시작해 88년 완성해 놓고, 출판사를 찾기 위해 수십통의 편지를 썼다. 외국의 유명한 교수들에게도 원고를 보내 읽어 보도록 했다. 그는 88년 「태평천하」로 「코리아 타임스」가 제정한 한국번역문학상을 받았다. 책이 지난해 출판됐으니, 9년을 「태평천하」의 번역과 출판에 매달린 셈이다.
그가 번역을 시작한 것은 소설가 황석영씨의 권유를 받고서이다. 미국 텍사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온 80년, 학교는 광주사태로 휴교 상태였다. 전북 정읍에서 황씨는 조세희씨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번역해 보라고 했다.
그는 『국내 출판사에서 나온 번역작품을 외국 출판사에서 다시 낼 수 있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해 주었으면 한다. 같은 작품을 두 번 번역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우리 작품을 외국 독자에게 소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