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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분노(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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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분노(앞과 뒤)

입력
1994.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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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영수회담 김 대통령 위주 발표에 하자”/“손님접대 제대로 못배웠다”“강자의 오만” 성토 영수회담후 민주당은 기분나쁘다. 「합의 무」라는 본질도 문제지만 「일방적 발표」라는 청와대의 결례에 더 심기가 상해있다.

 민주당의 분노는 청와대의 발표에 김영삼대통령의 말만 있었고 이기택대표의 주장은 온데간데 없었다는 「절차상 하자」에 집중되고있다. 민주당이 12일 상오 방대한 분량의 이대표 발언록을 배포한 것을 보면, 민주당이 얼마나 예민해져있는지를 감지할 수 있다.

 청와대는 나름의 변을 갖고있었다. 주돈식청와대공보수석은 이날 일찌감치 박지원대변인의 항의전화를 받고 『회담후 조율이 없어서 청와대기자들에게 주로 대통령의 말을 소개할테니 이대표부분은 민주당의 발표를 참조하라고 주문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이 충분히 설명했으면 문제가 없다는 얘기였다.

 민주당은 주수석의 해명을 납득하지 않았다. 대신 『과거의 영수회담때 여야 영수는 양측 대변인을 불러 회담내용을 구술, 오류가 없도록 했다』고 반박했다.  이런 절차를 취하지 않았다면 청와대가 가능한 이대표의 발언에 세심한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것이다. 『손님에게 후하게 대하는 상식을 청와대가 배우지 못한 모양』이라는 조소도 당직자들 사이에서 거침없이 튀어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불쾌함은 발표절차 때문만은 아니었다. 청와대발표의 곳곳에 이대표가 모욕을 느낄만한 대목이 적지않았다는 사실이 더 기분 나쁜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반말을 했다』 『대통령이 보안법과 북한형법·미국관련법의 대비표를 건네주며 참고하라고 권했다』 『대한민국의 대표는 대통령인 나지 이대표가 아니다』등.

 이중 「반말」부분은 와전된듯하다. 주수석은 『반말을 했다고 발표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청와대기자들도 이를 확인했다. 다만 경상도 말씨가 말끝을 흐리는 경향이 있어 이런 애매한 문구가 오해를 불러 일으킨것 같다.

 하지만 대비표를 건넸다든지 『대한민국대표는 나』라는 발표는 하지 않아야 했다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은 『그런 식의 말도 심한데, 한술더 떠 발표때 그런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망신주자는 속셈』이라고 발끈하고있다. 이에대해 주수석은 『기록한 것도 아니고 구술내용을 발표해 순서와 내용이 정확할 수 없다』고 나름의 입장을 얘기했다.

 그러나 영수회담의 격을 생각한다면 「부정확 운운」하는 청와대의 무신경이 오히려 놀랍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지닌다. 

 민주당내에서는『차라리 잘됐다. 강자의 오만은 결국 민심으로부터 외면당한다』는 역설마저 나오고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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