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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시한”… 납북접촉 배수진/갈루치 방한… 한미 입장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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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시한”… 납북접촉 배수진/갈루치 방한… 한미 입장 조율

입력
1994.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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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 안되면 「팀훈련」도 재개” 거듭 확인/“핵사찰은 IAEA몫”… 북태도 관망키로 정부는 11일 로버트 갈루치 미국무부차관보와 북한핵 문제에 대한 사안별 부처별 실무전략회의를 갖고 한미간의 입장을 광범위하게 조율했다.

 갈루치차관보는 이날 상오 김영삼대통령을 예방한데 이어 청와대 통일원 외무부 국방부 안기부등의 관계자들과 회합을 가졌다. 갈루치차관보는 이날 하오에는 한승주외무장관과 이영덕통일원장관을 차례로 만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핵 사찰, 특사교환을 위한 남북실무접촉, 이와 연계된 미북3단계회담등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 조율했다. 특히 12일로 예정된 제6차 남북 실무접촉의 전망과 향후대책에 관한 양국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협의됐다.

 전략회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삼훈 외무부핵담당대사는 『이날 양국정부 실무자간의 연쇄접촉은 기존의 합의를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적용해 정리한것』이라면서 『세 가지의 사안에 대한 입장을 확약했다』고 밝혔다. 즉 ▲현재까지 IAEA의 대북사찰은 어느 정도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남북실무접촉이 무산될 경우 미북3단계회담은 어디까지 유예될 수 있는것인가 ▲미북관계개선을 위한 이른바「정치회담」은 어떤 시점에, 무슨 의제로 진행될것인가에 대해 협의했다.

 오는 14일까지 계속될 IAEA의 사찰과 관련, 한미양측은 일단 『현재까지 사찰은 방해받지 않고 있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특히 북한핵시설의 일부 봉인이 훼손됐다는 관측들에 대해 양국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기 이전에 실시됐던 IAEA의 사찰 때에도 이 같은 경우가 있었다. 사찰이 일단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IAEA측이 판단하고 있는 만큼 IAEA의 사찰결과 보고서를 지켜봐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조율을 마무리했다는것이다.

 남북실무접촉과 관련, 한미양측은 『미북간에 합의된 「21일전 특사교환 21일 3단계회담」의 약속이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공감대를 확인한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측에서 「극적인 자세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21일의 미북회담은 연기, 혹은 무산될 수밖에 없으며 한미양국은 북한핵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재고해야 한다는것이다. 여기에는 이회창총리가 10일의 통일관계전략회의에서 밝혔듯이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하고 미북합의 자체를 원인무효화시키는 한미간의 대응과 유엔안보리결의에 의한 대북제재라는 국제적 공조가 다시 개시될것이다. 그러나 종전과의 차이점은 대응이 보다 단호하게 취해질것이며, 유엔의 북한에 대한 국제공조도 훨씬 신속하게 진행될것이라는 점이다.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미북정치회담은 3단계회담 개최를 전제한것이다. 특사교환여부에 따라 3단계회담의 시기가 결정될것이지만 이 회담은 『북한핵문제해결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것』이라는게 우리측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IAEA의 사찰은 만족스럽게 진행됐으나 남북간 특사교환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한 협의도 있었다. 이 경우 한미양국은 3단계회담의 두가지 선결조건중 한쪽만이 해결됐다고 판단, 나머지 한쪽(실질적인 특사의 남북왕래)의 실현을 위해 공조를 계속하며 따라서 미북관계개선문제등을 협의하기 위한 3단계회담은 그 기간 만큼 유예될 수밖에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한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한미간 연쇄실무회담의 결론은 북한의 핵투명성확보는 IAEA의 사찰과 함께 남북상호사찰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이는 12일로 예정된 남북판문점접촉에서 극적인 실마리를 찾을수 없다면 지난달 25일 뉴욕에서 이뤄진 미북「4개항 합의」는 무효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이번의 전략회의에서 선언한 것으로 볼수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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