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제 어떻게 될까” 신경/팩스불통 업체 “발동동”·호텔 예약취소사태/동사무소간 연락 여직원이 직접 오가기도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한국통신 본사8층 재해대책종합상황실은 전날의 분주했던 모습과는 달리 다소 평온을 되찾았으나 피해배상 책임문제와 관련된 사고원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직원들은 출근하자마자 사무실과 휴게실등에 모여앉아 사고원인과 책임소재, 파급정도를 화제 삼으며 이번 사고로 회사 이미지에 가해질 타격을 걱정했다.
한국통신측은 복구가 끝나면 사상초유의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제기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도 사고수습에만 신경을 쓰는듯한 표정이었다.
○…사고현장인근에 있는 호텔들은 11일에도 전화가 불통되자 투숙객의 90%이상인 외국인바이어들이 다른 호텔로 옮기거나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에 발을 구르며 하루빨리 피해가가 복구되기를 고대하고있다. 종로구창신동 E관광호텔의 경우 이날 예약고객의 절반을 넘는 5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고, 인근의 S호텔도 예약률이 크게떨어졌다.
○…한국통신과 국제전화 및 부가가치 서비스경쟁을 하고 있는 데이콤(주)측은 『이번 사고가 국가통신망을 한꺼번에 마비시켜버릴만큼 파장이 큰 것은 1개 통신업체가 선로권을 독점했기 때문』이라고 통신정책에도 일침을 가했다.
데이콤은 사고를 계기로 기술력을 충실히 갖춘 다른 통신사업자들에게도 자체통신선로를 가질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고현장인 종로5, 6가 일대는 점차 활기를 되찾았으나 일부 일반 및 공중전화가 11일하오까지 불통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통신마비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창신동과 관수동을 중심으로한 종로주변 8개동 직장인들과 상인들은 친지나 친구들의 휴대폰을 빌려 출근하기도 했다.
한국통신측은 이동전화차량을 이 지역에 중점배치, 무료전화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이용객들이 장사진을 이뤄 턱없이 부족했다.
이 일대의 동사무소는 일반및 행정전화 팩시밀리등 모든 통신수단이 두절되자 하루 2번씩 오가는 여직원을 통해 업무연락을 했다.
○…서울 종로3가 조흥은행 종로지점과 동대문지점은 11일 개점때부터 셔틀버스를 배치, 인근 을지로 5가 방산지점과 남대문의 본점으로 이용객들을 수송했다. 제일은행 창신동지점 상업은행 청계7가지점등 정상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대부분의 은행은 안내문을 써붙이고 고객들을 타지점으로 보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혜화전화국을 이용해온 동대문일대 은행들은 11일에도 온라인망이 가동되지 않아 이용객들이 인근 지점으로 발걸음을 돌리는등 불편이 계속됐다. 또 정상업무를 한 은행들도 사고당일 못한 마감작업을 마무리하고 개장하느라 평상시보다 30분에서 1시간가량 늦게 문을 열기도 했다.
증권사의 경우 D증권의 제기동 동대문지점 온라인 전산망이 복구되지 않아 주식매매 현금결제업무에 지장을 받았다. S, D보험사도 혜화전화국을 이용하는 성북 구리등 3∼4개 지점의 현금인출기 가동이 중단됐다.
○…신용카드회사들은 고객들의 카드결제 확인등에 어려움을 겪은데다 경비용역업체와 연결된 회선마저 불통, 직원들이 숙직을 하는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남 부산지역에 본사를 두고있는 무역업체들도 통화가 이뤄지지 않아 업무에 차질이 있었고 종로구 창신동 일대 소규모 무역대리점등은 텔렉스나 팩시밀리를 주고받지 못해 업무가 완전히 마비됐다.
○…복구공사가 진행중인 동대문 로터리와 종로일대는 평상시에도 교통량이 많은 곳인데 한국통신 차량들이 중앙선 근처 맨홀에서 복구작업을 하느라 종일 심한 교통체증이 계속됐다.【김삼우·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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