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이후 「특사교환」경우 중점조율/내일 실무접촉 결과따라 재론 여지 로버트 갈루치미국무부차관보가 10일 내한했다. 미북뉴욕협상의 한쪽 당사자인 갈루치차관보는 11일 외무 및 통일원장관과 12일에는 국방장관과 「연쇄전략회의」를 갖고 북한핵문제와 미북3단계고위급회담등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나눌 계획이다. 또 12일은 남북 특사교환을 위한 제6차 실무접촉이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며 시기상으로 볼 때 사실상 마지막 접촉이 될 전망이다.
현재 북한은 지난달 25일의 미북합의 이후 두차례의 남북실무접촉에 응했으나 기존의 주장을 거듭하며 회담진전의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남북 특사교환이 미북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3단계회담 이전에 특사가 교환돼야 할 이유가 없다』고 고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미간의 전략회의는 북한쪽의 대응에 따라 파생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놓는것이 될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한국과 미국은 특사교환과 미북3단계회담개최를 위한 마지노선을 공개리에 설정, 북한의 반응만이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미간의 대응방안은 우선 북한이 한미간에 합의된 「선특사교환 후3단계회담」을 인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북한이 이를 인정한다면 문제는 간단하지만 북한은 이같은 합의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지난번 미북접촉에서 분명히 이를 주장했고 북한도 이를 수용했다』고 밝히면서 『특사교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3단계회담을 열어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천명했었다. 따라서 북한이 21일까지 특사교환문제에 계속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3단계회담은 자연스럽계 연기될것이다.
북한이 「선특사교환」을 수용할 경우 한미간 전략회의의 주안점은 3단계회담의 협상내용이 될것이다. 현재 한미간에는 북한의 특별사찰수용과 교환될 미북관계개선의 수위에 대한 의견조율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다.
반면에 북한이 굳이 「선특사교환」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미북간의 합의는 원인무효가 되면서 지난달 25일 이전의 상황으로 회귀하게 될것이다. 이 경우 미국은 남북간의 특사교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핵문제를 유엔안보리로 넘길수는 없기 때문에 또다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판정을 기다려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북한도 미국으로부터 3단계회담약속을 다시 받아내야 하는 고충이 수반될것이다.
현재 한미양국이 다소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부분은 북한이 자체적인 「절충안」을 들고 나올 경우이다. 즉 『21일 이전에 특사교환에는 합의하되 서울―평양으로의 실질적인 방문은 21일 이후로 하자』거나 현실적인 교환방문의 시기가 21일 이후로 밖에 설정될수없는 경우에 한미양국은 이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미양국 입장은 실질교환 이후로 3단계회담이 연기될 수밖에 없다는것이다. 21일 이전에 특사교환이 합의됐는데도 「절차상의 이유」로 미북간의 공식합의인 21일 시한을 연기하며 또다른 미북접촉을 시도하기에는 미국측의 대외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미국측이 우려하는 바이며 따라서 이번 갈루치차관보의 방문에서 한국과 협의해야 할 사안이다. 한미양국은 미북3단계회담을 진행하면서 남북간 특사교환을 지켜봐야 할 상황에도 대비해야 할 형편인것이다. 다만 특사교환에 합의한 북한의 태도가 어느 정도의 적극성과 성의를 보이고 있는가 하는것이 3단계회담의 연기냐 무산이냐를 결정하는 가늠자가 될것이다.
갈루치차관보는 한미전략회의가 끝난 직후 남북간 제6차실무접촉의 결과에 접하게 될것이다. 이후 또 한번의 전략회의가 필요할지 아직은 알수없다. 다만 이번의 한미전략회의와 남북실무접촉, 같은 시기에 확인될 IAEA의 사찰진행과정등이 지난달 25일의 미북합의내용이 이행될것인가의 여부를 확인해 주는 결정적 분기점이 될것은 분명하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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