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보선후 기력회복/민생정치 독자행보도/「DJ우산」탈피·도전세력 포용등 과제 여야 영수회담이 열리는 11일은 이기택민주당대표의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이기도하다. 오래전부터 영수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던 이대표는 취임 1주년 선물이라도 받은 듯 환한 표정이다.
이대표의 표정이 밝은 것은 물론 그 때문만은 아니다. 대선패배 후유증과 김대중전대표의 정계은퇴 충격속에 당권을 맡았던 그에게는 지난 1년간 당을 무난하게 이끌어 왔다는 당내외의 평가가 훨씬 고무적일 것이다. 게다가 모처럼 굳혀가던 대표자리를 위협하던 조기전당대회 바람도 잠재워 놓았다.
이대표체제는 출범 당시만해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았던게 사실. 내적으로는「9인9색」의 집단지도체제의 취약성에 더불어「김심」의 후원에 의한 「고용사장」이미지가 이대표의 지도력강화및 당 장악에「태생적 장애」요인이 됐다. 외적으로는 문민정부의 거센 개혁드라이브가 야당의 존립근거자체를 위태롭게 했다.
이같은 여건속에서 광명및 대구보선의 패배와 5개월간의 당직임명 지연사태는 이대표의 지도력빈곤을 단적으로 부각시켰다. 이 후유증으로 그때까지 이대표에게 가까웠던 당내 일부인사들이 등을 돌렸으며 후일 비주류세력에『KT(이기택)로는 안된다』며 조기전당대회 주장의 명분을 제공하기도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6월 명주 양양 보선승리를 계기로 점차 기력을 회복, 제1야당 대표로서의 위상정립을 향한 실마리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곧이어 열린 김영삼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안기부법개정과 통신비밀보호법 제정합의를 이끌어 냈고 이를 정기국회에서 짭짤한 결실로 수확했다. 특히 이 정기국회에서는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시도를 저지함으로써 민주당의 위상을 한껏 부풀렸다.
쌀시장개방등 UR협상태풍은 이에대한 정부의 거듭된 실책과 맞물려 이대표체제안정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순풍이었다. 이대표는 UR협상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대책을 신랄히 공격하면서 대규모 옥외집회까지 포함한 범국민운동을 주도,대선패배후 벌어졌던 국민들과의 거리를 어느정도 극복하기도했다. 민주당은 기세를 몰아 지난 임시국회 정치개혁법안 처리등에서도 적지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이대표 스스로의 변화노력도 있었다. 지난해 후반부터 강조해온 민생과 국가경쟁력 중시, 생활정치등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야당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노력으로 평가되고있다. 그러나 이대표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를 두김씨의 뒤를 이을 야당지도자로 꼽는데는 주저하는 시각이 여전하다. 더욱이 이대표체제로 민주당이 내년 지자제선거와 96년 총선승리에 이어 97년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조기전당대회 연기에따라 내년 전당대회까지 시간을 번 이대표가 이같은 회의를 얼마나 극복하고 민주당의 수권태세 구축을 이끌어 갈지 주목된다. 여기에는「김심」의 적절한 활용, 당내 도전세력의 포용등 숱한 과제가 가로놓여있는 것이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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