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산문도 담아 연내 선보여 한국 현대문학의 큰 줄기를 이뤄온 김동리 서정주 이문구씨 등의 작품이 전집으로 발간된다. 흩어져 있던 이들의 작품을 모으는 작업은 일목요연하게 한 작가를 소개한다는 차원을 넘어 우리 문학의 한 시대를 정리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로 볼 수 있다.
민속적·토속적인 세계, 한국적 아름다움, 농촌의 정서등을 작품에 담아온 세 명의 작가는 문학적으로는 모두 뛰어난 평가를 받았지만 개인적인 삶의 방향은 크게 달랐다.
김동리씨(81)와 서정주씨(79)가 순수문학을 주장하며 정치와 무관한 문학과 삶을 유지한 반면 이문구씨(53)는 자유실천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를 이끌며 문학적 실천의 최전선에 서 왔다.
이제 이들의 작품, 개인적인 고뇌, 삶의 굴곡이 고스란히 전집에 담긴다. 시인·소설가로만 알려진 작가들의 비평 산문 자서전이 전집에 실림으로써 한 작가를 재평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90년 7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동리씨의 전집은 김윤식교수(서울대) 유종호교수(이화녀대) 이문구씨(소설가)가 편집위원을 맡아 작업을 진행중이다.
장남인 재홍씨와 편집위원들은 우선 김동리씨의 글을 모으고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민음사에서 발행되는 「김동리 전집」은 「소설가 김동리」와 더불어 「평론가 김동리」의 면모가 새롭게 드러날것으로 보인다.
「서정주 전집」(민음사간)에는 시와 더불어 그의 산문 자서전까지 싣는다. 전체 10권으로 계획된 「서정주 전집」에는 「동천」 「신라초」등 그의 명작시들이 모두 실리고 한 때의 친일행위를 드러내는 산문, 정권을 두둔했던 글까지 포함된다.
인쇄된 책의 형태로 남아 있는 글 대부분을 싣는다는 생각으로 서정주씨 본인과 출판사에서 발표된 글을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정주씨와 김동리씨의 전집은 올해 말 첫 권이 나올 예정이다.
「이문구 전집」(솔간)은 그의 소설을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산문 동시 동화까지 함께 수록된다. 7월께 그의 초기 단편소설을 시작으로 장편소설 「장한몽」이 올해 안에 전집으로 묶여 나온다. 전체 약 15권 분량으로 계획하고 있다.
「김동리 전집」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김윤식씨는 『김동리 서정주씨의 경우 근대를 추구하는 시대에 몰근대· 비근대주의를 내세웠다. 요즘 같은 근대주의의 몰락 시대에 그의 문학은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김동리씨의 문학에선 샤머니즘적인것 뿐만 아니라 불교적, 기독교적 색채도 느낄 수 있다. 뛰어난 작가들의 전집 출판을 계기로 한 작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전집을 출판한 작가로는 황순원 한무숙 최인훈 박완서씨등이 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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