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코스케동굴 벽화」첫 공개/창에 찔린 인간·펭귄조각 등 수백여점/크로마뇽인 의식장소 추정 지중해 한 바다속에 2만7천년전 인간의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다. 91년 이후 2년반 동안 탐사작업만이 진행돼온 36해저의 코스케 동굴의 모습이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 최근호에 최초로 상세히 소개됐다. 남불 마르세이유 근해 칼랑크만 모르쥬곶 바다 속에서부터 육지쪽으로 뚫린 1백75의 코스케동굴은 발견 당시 그 고고학적 가치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었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선사시대 동굴이면서 인간의 때가 전혀 묻지않은 가장 완벽한 「역사의 보고」였다.
이 동굴은 알타미라동굴과 함께 구석기시대 동굴을 대표하는 프랑스 내륙의 라스코동굴과 비견돼 「바다의 라스코동굴」로 불렸다. 이 동굴 속에는 연대가 과학적으로 완벽히 추산된 벽화중 가장 오래된 벽화 수백여점이 남아있다.
신호를 의미하는듯한 여러모습의 손 50여개를 동굴벽에 그린 것을 비롯해 갖가지 기하학적 표시들과 말 염소 양 소 사슴 고양이 바다표범 해파리 펭귄등 동물, 긴 창에 찔려 죽은 듯한 인간의 벽화가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발견자의 이름을 딴 코스케 동굴은 85년 잠수 전문가인 앙리 코스케에 의해 최초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취미삼아 바다 속을 탐험하다 산호초로 뒤엉킨 좁은 구멍을 발견했다. 그는 호기심으로 이 동굴속을 수개월 동안 들락거렸다. 동굴이 엄청난 보물을 인류에게 내보인 것은 그 6년후의 일이다.
91년 이 동굴을 다시 찾은 코스케는 비로소 동굴벽과 바닥 천장등에 그려지고 조각된 벽화들을 발견했다.
프랑스 정부는 즉시 동굴입구를 폐쇄하고 본격적인 탐사작업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2년반동안 벽화와 조각의 목록을 작성하고 비교분석했다.
동굴벽화에 대한 분석결과 놀랍게도 동굴의 주인은 한번 바뀌었음이 증명됐다. 동굴 구석구석에 있는 수많은 손과 손가락벽화는 2만7천년전 이 동굴을 최초로 발견했을 크로마뇽인이 남긴 것이고 여러종류의 동물벽화는 이로부터 8천5백년후인 1만8천5백년전 크로마뇽인 작품이었다. 그 이후 이 동굴은 바다속에 가라앉았다.
두번째 크로마뇽인들은 전형적인 선사시대의 벽화를 그렸다. 펭귄이 그려진 것은 당시 마지막 빙하기에 펭귄이 지중해 일대에 서식했음을 말해준다. 관심을 끈 것은 긴 창에 찔려 죽은듯한 인간의 조각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일종의 처형의식으로 해석하고있다.
크로마뇽인들은 이 동굴을 종교나 어떤 의식의 장소로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동굴에 대한 탐사결과는 곧 책으로 출간된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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