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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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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는 대학교육이 보편화된지 오래다. 고졸자의 대학진학률이 60%를 넘어, 세계최고를 자랑하게 된 것이 70년대 중반이다. 그후부터 대학진학률은 주춤해있다. ◆대학이 3천여개나 있고 수용력이 넘쳐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입학시키지는 않는다. 직접 출제해서 시험을 치르는 대학도 없고 적성시험(SAT) 성적을 모든 대학이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저마다 다양하고 독특한 전형기준을 활용해 수학할 적격자를 정확하고 공정하게 골라낸다. 학력보다 재능과 개성을 더 중시한다. ◆미국대학의 전형기준은 대학 수만큼이나 다양하다고 할 정도다. 하버드대학은 성적이 우수한 지원자만을 뽑는 것도 아니다. 1천7백여명의 신입생중 30%가량은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 실력이 모자라는 시골주의 고교생에게는 50개주 안배원칙을 원용해 입학기회를 준다. 그랬다고 하버드대학의 질이 떨어졌다는 소리는 없다. ◆연세대가 하버드대학식의 특별전형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기대해 볼만하다. 발전된 입시제도의 한 모델이 될 수 있을것도 같다. 설립취지로 본다면 서울대등 국립대학들이 먼저 시도했어야 할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연세대의 특별전형제가 95학년도 입시서부터 시행될지는 불투명하다. 교육부장관은 말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지만, 제도화를 위해 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하는데는 난색을 표했다니 말이다. 포항공대가 특차로 학생을 뽑으려고 3년이나 헛수고를 했던것도 교육부가 교육법 시행령을 움켜쥐고 풀어주지 않아서였다. 교육부의 옹고집이 이번에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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