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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끌려 다니기 언제까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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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끌려 다니기 언제까지(사설)

입력
199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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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사교환을 위한 4차남북실무접촉에서 엉뚱한 조건을 제시했던 북한이 5차접촉에서 또다시 두가지 새주장을 한것은 남북대화를 최대한 지연, 기피하려는 속셈을 드러낸것이다. 이처럼 불성실한 북한에 정부는 언제까지나 끌려다니는 인상을 줄수는 없다. 조금도 흔들리지 말아야하며 또 회담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 특사교환을 통한 실질협의는 곧 그들이 목이 빠지게 고대하는 대미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임을 실감케 해야 할것이다.

 실무접촉때마다 엉뚱한 주장을 내놓는 북한의 혹붙이기 행태는 짜증이 날 정도다. 지난 3일의 4차접촉 때 소위 핵전쟁연습과 국제공조의 포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반입중지및 김영삼대통령의 핵관계 발언취소를 제기했던 북한은 5차접촉에서도 이를 되풀이 주장하다 남측이 철회를 요구하자 이번엔 이미 남측이 낸 특사의 5개항임무외에 민족의 자주성원칙실현과 자주적평화통일문제등 2개항을 추가한것이다.

 북한의 2개항 추가주장은 그야말로 억지다. 왜냐하면 남측이 낸 5개항임무중 두번째인 「기본합의서이행문제」속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남북한이 합의, 발효시킨 기본합의서 첫머리에 7·4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란 조국통일3대원칙을 재확인한다고 못박았던것이다. 북한이 이처럼 불필요한 혹을 붙인것은 핵전쟁연습과 국제공조의 포기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되자 이번에 대단결과 자주라는 이름으로 위장, 관철시키려는것이다.

 북한의 대화기피 태도는 강석주외교부제1부부장의 담화에서도 그대로 엿볼수있다. 강은 분명한 합의임에도 4일 남북특사교환은 미·북한간의 3단계회담을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잡아떼었던것이다. 

 두차례 실무접촉과 강부부장의 담화등을 종합해 보면 북한의 대남대화전략이 그대로 드러난다. 대화는 최대한 지연, 기피하되 책임은 남측에 떠넘기고 오는 21일로 예정된 미와 3단계회담까지 특사교환에 겨우 합의하거나 한차례 방문만을 성사시키되 실질적인 진전은 없게 한다는것이다. 이것은 핵주도권을 계속 장악, 행사하고 미와 관계개선이 이뤄진 뒤에야 유리한 위치에서 실질대화를 하겠다는 책략이 분명하다.

 오는12일 6차실무접촉에서 설사 특사교환에 합의해도 실질적인 협의와 진전은 참으로 난망이다. 따라서 정부는 곧 방한하는 대북회담수석대표인 갈루치미국무부차관보에게 특사교환을 통해 핵문제등 남북간의 중요현안들에 대한 생산적인 절충을 이룩하기 전에는 3단계회담을 반드시 연기시켜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야한다. 아울러 6차회담서 또다시 북한이 혹붙이기를 거듭할 경우 아예 특사교환의 진의여부를 분명히 밝힐것을 요구해야한다. 그리하여 특사교환의 지연, 기피가 궁극적으로 남북 어느쪽에 더 손해를 줄것인가를 알게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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