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학부모 비싼 수업료 잘내지 못해/돈많은 「외국고객」 마구잡이 모집 한국유학생들이 돈없는 미국 사립중고등학교의 「봉」노릇을 하고 있다.
최근 재정난에 몰린 미사립학교들이 한국등 부유한 외국유학생들을 유치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홍콩의 영자지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의하면 주로 명문 사립중고교인 기숙사학교들이 연평균 1만7천달러(1천3백60만원)나 되는 수업료를 미학부모들이 잘 내지 못해 심각한 재정난에 빠지자 자구책으로 돈많은 외국학생들을 마구잡이로 모집하고 있다. 주요 「고객」은 한국학생이며 일본과 홍콩학생에게도 손길을 뻗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원첸던 스쿨의 경우 6년전까지만 해도 부채에 허덕였으나 한국등 부유한 외국학생들을 모집하면서 형편이 좋아져 지금은 부채가 한푼도 없다. 이 학교의 학비는 1년에 2만2천7백50달러(1천8백20만원). 전체학생 1백25명 가운데 외국학생이 절반에 가까운 51명이나 된다.
영어실력등 자격심사를 제대로 받지 않고 이학교에 마구 입학한 한국학생들은 매년 10∼15명씩 중퇴한다. 수업도 못따라가고 미국학생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유학온 윤모양(16)은 『우리는 한국학생들끼리만 논다. 미국인 친구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메인주 헤브론 아카데미는 한국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한국 유학알선업체에 소개비까지 주고 있다. 이 학교 입학담당직원 노먼 파월씨는 『한국 소개업자들에게 1명당 1천6백50달러(1백32만원)씩 주고 한국학생 7명을 입학시켰다』고 털어놓았다.
미기숙사학교협회에 의하면 기숙사학교의 외국학생은 약5천명. 88년 이후 2배로 늘어나 지금은 학교마다 평균 12.4%를 차지하고 있다.【홍콩=연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