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산업생산, 제조업가동률, 투자, 고용, 소비등 모든 분야에서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중 산업생산은 작년동기에 비해서 19·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작년 11월이후 3개월 연속으로 두자리수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제조업 가동률은 84%로서 이미 적정수준을 넘었다. 경기회복세에 따라서 기업의 설비투자도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들어섰다. 한편 소비도 호조를 보여 내수용소비재 출하는 11·7%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특히 승용차, 냉장고등은 작년 9월이후 계속 크게 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국내경기는 현재 초기회복국면을 벗어나서 본격적인 상승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올해의 경제성장률이 7%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오랜 불경기에서 벗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경기상승에 따라서 물가불안, 임금상승, 부동산투기등 거품경제가 재연될 우려도 적지 않다. 여기서 과열시비를 벌이자는 것은 아니다. 모처럼 장기침체 끝에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데 구태여 찬물을 끼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동안 경기침체와 개혁, 사정등으로 잔뜩 얼어붙었던 기업의 투자마인드가 이제 풀려서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보려는 시점이다.
현재의 경기회복은 부분적인 3저현상등 무역환경의 개선에 힘입은 바도 있지만 우리의 「자가발전」역할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때에 국내경기가 과열된다면 모든것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것이다. 특히 노사간의 임금협상을 앞두고 조짐이 좋지 않다. 임금이 큰폭으로 오른다면 다른 물가상승 요인과 함께 높은 인플레로 연결될것이다. 이미 1∼2월동안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넘었다. 사태가 악화되면 앞으로 두자리수의 인플레를 또다시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일단 경제의 안정기조가 흔들리면 불동산투기는 재발할 것이다.
세무조사나 행정력으로 이러한 부작용들을 억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개혁도 국가경쟁력도 모두 끝난다.
경기과열은 그것이 확인되는 단계에 이르면 사태는 이미 늦다. 경기변동은 그 원인발생 후에 상당한 잠복기를 거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현재의 경기상승도 실제로 지난 1년동안 「신경제」 추진과정에서 실시해온 경기부양 조치들이 이제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경기변동 추이를 주시하면서 우선 과열방지와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금 시작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 정책방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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