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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은 정당혁신에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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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은 정당혁신에서(사설)

입력
1994.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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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헌정사상 숱하게 정치개혁이 제기됐었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단행된 적이 없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완성된 선거법등 정치관계법의 대수술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종래의 낡은 정치를 벗어나 깨끗한 선거―새정치를 이룩하기 위해 정치의 틀을 완전히 뜯어고친것으로서, 우선 정치권―정당이 대대적 개혁을 하지 않고는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즉 정당의 혁신은 정치개혁의 시발점으로서 그것은 당체제와 운영방식, 사람과 의식까지 모두 바꾸는 것이 되어야할 것이다. 이번 정치개혁중 공직선거법의 경우 한마디로 돈과 탈법이 난무했던 선거풍토를 「돈적게 들이고 돈못쓰게 하고 불법에는 엄벌하는」 풍토로 바꾼 것이다.

 이같은 새선거제도에서 정당이 살아남고 많은 당선자를 낼수 있는 것은 돈과 조직과 권력이 아니라 오직 국민의 지지와 신뢰뿐이다.

 따라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정당은 당체제를 깨끗한 선거―새정치에 맞게 대폭 개편하고 운영방식도 과학적 합리적으로 쇄신하는게 긴요하다. 민자당은 이번 법개정에 따라 전통적으로 집권당이 갖는 권력·돈등 모든 프리미엄을 상실하게 됐다. 이제 야당과 동일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수 밖에 없다.

 지역구의 조직책과 각급 선거의 후보들을 재력가보다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득표력있는 얼굴로 바꾸고 방만한 당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정책기능을 크게 강화하며 참된 당내민주화를 실천해야한다. 지금과 같은 관료적이고 경직화된 체제에서 벗어나 모든 당기구의 자유토론을 보장하는 한편 각급 후보공천을 현하향식대신 지구당 당원과 대의원들의 선출을 통해서하고 중앙당은 적부심사 및 전국구 후보만 결정케해야 할것이다. 이밖에 당의운영―자금입출금내역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한편 지구당도 자원봉사체제중심으로 운영을 바꿔야 한다.

 민주당의 경우도 새제도로 여당과 같은 조건하의 경쟁력 확보는 큰수확이지만 종래와 같은 구태정치로는 어림도 없다. 막연하게 힘없는 야당이라고 표주기를 기대하고 또 바람과 선전정치―분장정치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음을 알아야한다. 민주당도 당기구를 대폭 개편, 합리적 운영과 함께 비판하되 반드시 대안을 내는 정책정당으로 탈바꿈해야한다. 아울러 많은 새인물, 특히 현지에서 봉사할수 있는 새후보들의 진출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지구당서 후보를 선출하는 상향식공천제를 과감하게 실천해야 할것이다.

 당의 개혁은 곧 당의 사활과 직결되는 문제다. 여야 모두 계보경쟁등 전근대적운영과 의식을 훌훌 벗고 국민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현장정치, 봉사정치를 할 수 있도록 운영을 개선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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